이른바 '투수들의 무덤'에서 호투를 펼친 메이저 리그(MLB) 토론토의 류현진(36)에 대해 현지 언론이 찬사를 보냈다.
캐나다 매체 스포츠넷은 2일(한국 시각) "미국 쿠어스 필드에서 선발 투수 류현진이 5이닝 2실점한 것은 (다른 구장에서) 7이닝 무실점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류현진이 6회에도 계속 던질 수 있었지만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충분히 쉰 불펜 투수들을 기용했다"고 전했다.
이날 류현진은 콜로라도와 원정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삼진 3개를 잡아내며 4안타(1홈런), 2볼넷 2실점했다. 4 대 2로 앞선 6회말 류현진은 투구 수가 76개였는데 마운드를 우완 불펜 이미 가르시아에 넘겼다.
쿠어스 필드는 해발 고드 1610m로 공기 저항이 적어 타구가 잘 뻗는 구장이다. 투수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이유다. 류현진도 LA 다저스 시절 통산 6경기 쿠어스 필드에 등판해 1승 4패 평균자책점 7.09로 고전했다. 피홈런도 8개나 됐다. 이날도 토론토는 홈런 3방 포함해 17안타, 콜로라도도 홈런 2방에 12안타를 때렸다. 그런 쿠어스 필드에서 류현진은 4년 만의 등판에서 호투를 펼친 것이다.
류현진은 승리 요건을 갖췄지만 가르시아가 곧바로 6회말 3점 홈런을 맞고 역전을 허용했다. 류현진의 시즌 4승도 날아갔다. 다만 토론토는 난타전 끝에 13 대 9로 이겨 류현진의 호투가 완전히 빛을 잃지는 않았다.
특히 류현진은 4회 어이 없는 판정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류현진은 4회말 1사 1루에서 놀런 존스와 풀 카운트 대결에서 포심 패스트볼을 바깥쪽 높게 넣었지만 앙헬 에르난데스 구심이 볼을 선언했다. 볼넷으로 1, 2루에 몰렸지만 류현진은 3회 2점 홈런을 허용했던 후속 타자 엘레우리스 몬테로를 2루수 병살타로 잡아내 이닝을 마쳤다.
일간지 토론토 선은 "류현진이 몇 차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지 못했다"며 에르난데스 구심을 비판했다. 반대로 류현진이 오심을 잘 극복했다는 뜻이다. 에르난데스 구심은 예전부터 볼 판정에 일관성이 없는 심판으로 악명이 높다.
MLB 홈페이지 등은 토론토가 미국 서부 원정 6연전을 시작한 이날 13 대 9로 이겨 아메리칸 리그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 3위 텍사스와 승차를 1.5경기로 줄인 점을 주목했다. 토론토는 리그 와일드카드 2위 휴스턴과 승차도 2.5경기로 줄였다. 포스트 시즌은 양대 리그 지구에서 우승한 3개 팀과 승률이 높은 와일드카드 3개팀씩이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