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한 채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에 등장하는 마약왕을 자신이 잡았다고 횡설수설하며 소란을 피운 20대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8단독 김우정 부장판사는 공무집행방해와 경범죄처벌법상 관공서 주취소란 혐의로 기소된 김모(23)씨에게 지난달 23일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지난해 9월23일 "우리 아들이 서울에 있는데 마약 조직이 움직인다고 빨리 경찰서에 전화하라고 한다"는 112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출동한 경찰관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건 대학생 김씨. 그는 "내가 수리남에서 전 목사를 잡았다, 국정원(국가정보원)을 불러달라"고 주장했다.
전 목사는 당시 막 공개된 '수리남'에서 황정민이 연기한 한국 출신 마약밀매업자 전요환을 뜻한다.
실제로 수리남으로 귀화해 남미에서 '마약왕'으로 활동하다가 국정원에 체포된 조봉행 씨가 모델이다.
김씨는 철수하려는 경찰관 앞에서 신분증을 집어 던지며 "X발, 이렇게 고생해봐야 X도 없네요. 내가 왜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하나"라며 행패를 부렸다. 제지하는 경찰관을 뿌리치고 밀치는가 하면 순찰차 뒷바퀴를 걷어차기도 했다.
"나는 수리남에서 왔고 공작활동을 했다. 담배를 달라. 너네 몇 살인데?"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된 김씨는 지구대에 가서도 바닥에 침을 뱉고 욕설을 했다. 난동은 50분간 계속됐다.
김 부장판사는 "공권력 경시 풍조를 근절하고 법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엄한 처벌이 요구된다"면서도 초범인 김씨가 범행을 인정·반성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