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손질' 나서는 금융당국…한도축소 등 높아지는 문턱

50년 만기 주담대, 한도축소와 연령 제한 걸려
인터넷은행 주담대, 금리 매력 잃고 무주택자로 대상 한정하기도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도 상승 예고

연합뉴스

최근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주택담보대출 '손질'에 다급히 나섰다. 가계대출의 주범으로 지목됐던 50년 만기 주담대는 한도 축소와 연령 제한이 걸렸고, 인터넷 전문은행 역시 신규 취급 대상을 무주택자로 제한했다. 특례보금자리론 역시 금리가 인상돼 주담대와 관련한 금융소비자들의 선택지가 좁아지는 모양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전체 가계 신용(빚)은 전 분기보다 10조원 가까이 불었다. 높은 금리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계 빚 감소세는 불과 두 분기만에 끝났다. 부동산 경기 회복과 함께 주택담보대출이 14조원 이상 급증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금융당국은 즉시 증가세를 주도한 주담대를 손질하려 나섰다.

먼저 매달 내는 원리금 부담이 줄어드는데다 대출 한도가 늘어나는 장점이 있어 인기를 끈 50년 만기 주담대는 연령이 제한되고 한도가 축소된다.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다음 주 행정지도를 통해 50년 만기 주담대의 산정 만기를 40년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약정 만기가 50년이어도 DSR 계산 때는 40년을 적용하겠다는 뜻이다. 금융위는 앞서 주요 은행의 대출 담당 부행장을 불러 이 같은 방침을 통보했다.

앞서 금융당국이 50년 만기 주담대에 나이 제한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역차별 논란이 일었다. 특정 연령대를 위한 대출 정책만을 펴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불거졌다.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을 60대 차주가 이용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일할 수 있는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대출자가 상환 기간이 긴 주담대를 이용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주요 은행들은 이미 선제적으로 만 34세 이하로 나이 제한을 걸어둔 상태다.

역시 최근 가계부채 증가의 주범으로 몰린 인터넷은행도 금리 하단이 높아지고 무주택자로 주담대 대상 문턱을 높였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인터넷 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하단이 연 3%대를 유지하며 기존 은행권의 대환대출 수요까지 흡수했지만 최근 금리 하단이 연 4%대로 상승하면서 시중은행과 비교해 경쟁력을 잃었다는 평가다.

카카오뱅크는 주담대 대상을 무주택자로 높이며 기준을 높이기도 했다. 기존에는 세대합산 기준 1주택 또는 2주택자도 주담대를 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실수요자에게만 문을 열어주겠다는 의미다.

박종민 기자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도 인상되고 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금리 상승기, 실수요자의 내집마련을 돕기위한 정책금융상품이다. 올해 1월 30일 출시 이후 연 4.15~4.45%(우대형 연 4.05~4.35%) 금리를 유지해 왔다.

그런데 지난달 11일 대출신청분부터 일반형에 한해 0.25%포인트 인상됐다. 이에 더해  다음달 7일부터는 일반형은 연 4.65~4.95%로, 우대형은 연 4.25~4.55%로 높아지는 등 추가 금리 인상이 결정됐다.

연말 분양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있는 A(37)씨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대출을 받는데 금리가 낮은 상품을 찾고 있는데, 금리가 예상보다 높거나 아예 대상이 아닌 것도 있었다"면서 "입주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불안하다. 주담대 금리가 더 높아지거나 대출을 받기 어려워질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당분간은 시장금리 상승 압력이 더 높아 최소 올해 안에 대출금리, 특히 가계부채 주범으로 지목된 주담대 금리가 쉽게 내려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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