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의 SK 25년, 체질혁신으로 재계 2위…대규모 투자는 부담

代 이은 M&A 감각→SK그룹 성장 뒷받침
배터리·바이오·반도체 중심 신성장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반면 대규모 투자 따른 재무 부담·실적 악화는 '부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경영 일선에 등장한 지 1일로 25년이 됐다. 부친인 고(故) 최종현 SK 선대회장이 타계한 뒤 38세의 젊은 나이로 SK그룹을 물려 받은 뒤 한결같이 '체질 혁신'을 강조한 결과 SK를 재계 서열 2위로 올려놨다.

특히 양적 성장 뿐 아니라 그룹의 기존 주력 분야였던  에너지·정보통신기술(ICT)에 이어 배터리·바이오·반도체(BBC) 등 미래 신성장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며 질적 성장까지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새로운 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막대한 외부 자금 조달로 재무 부담이 커지는 점, 에너지·반도체 등 주력 분야 실적이 악화한 점 등은 약점으로 꼽힌다.

 

신성장 포트폴리오 확대로 자산 총액 10배…재계 2위로


최 회장이 취임 후부터 주문한 그룹의 '체질 개선'이 시작된 건 2012년 SK하이닉스 인수 때부터다. 최 회장은 에너지·화학과 정보통신만으로는 그룹의 지속 성장과 발전이 어렵다고 보고 사내 반대를 무릅쓰고 하이닉스 인수를 추진했다. 이후 반도체 업황 부진에도 연구개발비를 비롯한 투자를 늘렸고, 인텔 낸드 사업까지 확보하면서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확고한 지위를 굳혔다.

선대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인수합병(M&A)에 대한 뛰어난 감각이 SK그룹의 성장 원동력이 된 셈이다. 그 결과 최 회장이 취임한 1998년 약 32조 8천억 원이었던 SK그룹의 자산 총액은 올 5월 약 327조 3천억 원을 기록해 25년 전의 10배로 커졌다. 이에 따라 5위였던 SK그룹의 재계 순위는 지난해 5월부터 삼성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매출은 32조4천억 원에서 지난해 224조 2천억 원으로 6배, 영업이익은 2조 원에서 18조 8천억 원으로 9배가 됐다. 수출액은 8조3천억 원에서 83조 4천억 원으로 약 10배 규모로 성장했다.

또 다른 핵심 성장 동력인 배터리 사업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전기차 배터리 개발·제조 솔루션 기업 SK온의 배터리 생산 능력은 5년 만에 50배 수준으로 커졌다. 미국 조지아주에 2개 공장을 둔 SK온은 작년 7월에는 포드와 합작법인인 블루오벌SK를 출범하고 테네시·켄터키주에 배터리 공장 3개를 건설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 따른 재무 부담·실적 악화는 '부담'


다만 새로운 영역에 진출하고 그룹의 몸집을 불리는 과정에서 발생한 재무 부담,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 등은 당면 과제다. 주요국들의 인플레이션으로 금리 인상 부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투자를 위한 외부 자금 조달은 자칫 재무 건전성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실제 2022년 4분기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이 각각 1.9조원, 0.8조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연간 그룹 합산 수익성이 전년대비 하락했다. 올해 들어서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전례없는 업황 하락에 따른 판가 하락 및 출하량 감소로 sk하이닉스의 영업손실 폭이 확대되면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최근 SK그룹 분석 보고서에서 "지난해 주력 계열사들의 영업실적 부진과 운영자금, 설비투자 관련 외부 자금 조달이 지속하면서 차입 부담이 확대됐다"며 "차입 부담이 커지는 것을 억제할 적극적인 재무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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