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 지났지만 바깥은 여름? 주말 비 소식에 태풍도 예보

■ 방송 : 전남CBS 라디오 <시사의 창> FM 102.1/89.5(순천) (17:00~17:30)
■ 진행 : 최창민 기자 ■ 제 작 : 전남CBS 보도제작국, 정혜운 작가
■ 대담 : 광주지방기상청 기혜진 예보관

◇ 최창민> 폭염이 지나더니 이제 '가을 장마'가 시작됐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양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이는데요. 광주지방기상청 기혜진 예보관과 날씨 알아봅니다. 안녕하세요

◆ 기혜진> 안녕하세요.    

◇ 최창민> 어제 오늘 전남지역에 비가 얼마나 온 겁니까.
   
◆ 기혜진> 어제부터 오늘 16시 기준 누적 강수량은 피아골 99.0, 광양백운산 98.5, 강진군 93.5 고흥 포두 84, 보성 복내 77.5, 장흥 55.6mm로 전남은 30~100mm의 비가 내렸습니다.
   
◇ 최창민> 오늘부터 가을장마가 시작됐다고 하던데요.
   
◆ 기혜진> 현재 언론이나 학계에서는 이번 비를 가을 장마, 2차 장마 또는 2차 우기라고 이야기 하는데요. 일반적인 장마는 6월 하순에서 7월 하순경에 여러 기상 또는 기후학적 조건을 만족할 때 장마가 시작됐다 또는 종료됐다고 판단합니다. 그런데 2차 장마는 아직 정의들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공식적으로 가을 장마가 시작됐다 이야기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학계에서는 8월 초에서 9월 초에 나타나는 여름철의 두 번째 강수 피크시기를 2차 장마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 최창민> 이맘때 장마가 여름장마와 다른 특징이 있습니까?
   
◆ 기혜진> 가을 장마를 정의 내리고 분석을 하지 않기 때문에 특징을 말씀드리긴 어려운데요. 일반적인 부분으로 말씀드린다면, 여름철은 북태평양 고기압이 매우 큰 역할을 합니다. 여름철 초기에는 이 고기압이 확장하는 시기로, 주로 남쪽의 고온다습한 공기와 북쪽의 찬 공기가 만나 동서로 긴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리는데 이 시기가 장마철이고요. 이후에 여름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를 완전히 덮으면서 폭염과 열대야가 나타나게 됩니다.
지금처럼 여름이 막바지에 다다르면 고기압이 수축을 하는데, 이때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덥고 습한 공기가 유입되면 국지적으로 강한 집중호우와 태풍, 정체전선에 의해 강수가 내린다고 보시면 됩니다.
   
◇ 최창민> 여름철에도 폭우가 쏟아졌는데, 가을엔 장마가 유지되네요.
   
◆ 기혜진> 정확히 말하자면 정체전선입니다. 서로 다른 성질을 갖는 공기덩어리 사이에서 형성되는 불연속면이 정체전선인데요. 정체전선은 어느 계절이든 발달할 수 있습니다. 언론에서는 장마철에 영향을 주는 정체전선을 장마전선이라고 부르고 있는 것이죠.
이번 비는 오늘과 내일까지는 저기압의 영향이고요. 내일 밤에는 정체전선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 최창민> 이 비는 언제까지 올 것 같나요?
   
◆ 기혜진> 모레(31일) 아침까지 내릴 것으로 예상되고요. 주말께 한 차례 더 비 예보가 있습니다. 다만, 앞서 말씀 드린대로 정체전선의 영향 여부에 따라 31일 오후에서 2일 오전 사이에서 강수가 도입될 수 있습니다.
   
광주지방기상청. 기상청 제공
◇ 최창민> 여름이 길어지고 가을과의 경계가 희미해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 기혜진> 우리나라 사계절 길이를 분석한 결과, 과거에 비해 봄과 여름의 길이는 길어진 반면에, 가을과 겨울은 상대적으로 짧아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요. 특히, 여름은 118일로 약 4개월 정도로 가장 길고, 가을은 69일로 가장 짧았습니다.
   
◇ 최창민> 밤에도 많이 덥던데 예년에 비해 기온은 어떻습니까.
   
◆ 기혜진> 네, 처서가 있었던 지난 주부터 어제까지의 최저기온만 비교해 본다면, 광주와 전남의 평균 최저기온은 23.5도였는데요. 평년값이 22도니까 1.5도가 높았습니다.  
   
◇ 최창민> 언제쯤이면 밤에 좀 쌀쌀해질까요.
   
◆ 기혜진> 당분간, 최근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 부근으로 다소 확장돼 있기도 하고요. 서태평양부근의 해수온도가 높아서 태풍이나 열대요란들이 발생하면서 우리나라로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계속 유입되고 있기 때문에 습도도 높아 밤에 더 덥게 느껴진 것입니다.
   
◇ 최창민> 태풍도 예보됐다고요?
   
◆ 기혜진> 현재 우리나라 주변에는 제 9호부터 제 11호 태풍이 발생해 있는데, 제 9호 태풍 사올라는 필리핀 부근 해상에서 홍콩 부근으로 서북서진하고 있고요, 제 10호 태풍 담레이는 일본 동쪽 해상에서 위치해 있으면서 오늘 오후에 온대저기압으로 약화됐습니다. 따라서 제 9호와 제 10호 태풍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낮고요. 다만 어제 태풍으로 발달한 제 11호 태풍 하이쿠이가 있는데요. 이 태풍이 현재 괌 북서쪽 해상에 위치해 있고, 점차 발달해서 2일에는 오키나와 부근, 3일에는 중국 상해 부근으로 이동할 전망입니다.
   
◇ 최창민> 태풍 진로가 바뀔 수도 있나요.
   
◆ 기혜진> 11호 태풍은 일단 3일에는 중국 상해부근으로 이동하는데, 그 이후 진로가 유동적입니다. 일단 북상은 하는데, 중국 연안을 따라 북상할 것인지, 서해상으로 북상할지는 변동성이 있는 상황입니다.
   
◇ 최창민> 폭염이 길었던 만큼 요즘 날씨에 관심이 많아요.
   
◆ 기혜진> 최근에는 기후변화로 인해 과거의 현상을 기준으로 현재를 비교하거나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무의미해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우리가 경험해 보지 못한 위험기상과 극한기상이 빈번해지고 있는데요. 따라서 현상이 발생한 후에 대응하는 건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항상 사전에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광주지방기상청 기혜진 예보관.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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