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수산업 종사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한 횟집의 '욕설 섞은' 전광판 메시지가 누리꾼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 종사자들은 처한 입장에 따라 제각각으로 정치권이나 언론계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29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원전수 방류속 어느 횟집 근황'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에는 "일본원전수 X도 아닙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한 횟집의 실내 전광판 사진이 첨부돼 있다.
비속어가 섞인 전광판 사진을 본 누리꾼들은 "저렇게 한다고 장사가 되겠나", "정부에 뭐라고 하는 것이 정상 아닌가", "원전수 방류를 중단시킬 생각을 해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매출과 직결된 문제라도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괴담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수산물을 취급하는 업자들의 곡소리도 이어진다. 실제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게시판에는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한 지난 24일부터 200여 개의 관련 게시글이 올라온 상태다.
28일 게재된 '매출 어떠신가요? 오염수 때문인 건지 갑자기 줄기 시작하네요'라는 제목의 글에는 자영업자들의 하소연 댓글이 줄지어 달리기도 했다.
한 자영업자는 "생선구이집인데 금요일은 매출이 반토막도 안 나왔다. 오픈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 잠도 안 와 겨우 술 마시고 잤다"고 전했다. 또 다른 자영업도 "우리 동네는 전멸이다. 쭈꾸미볶음집인데 목요일부터 40%는 빠진 듯 하다"며 "방금 동네 횟집들 둘러봤는데 평상시 만석인 곳들이 2팀정도 앉아있다"고 밝혔다.
이외에 "5일간 매출 박살 났다. 오늘은 11시 오픈했는데 3시까지 개시도 못 했다", "타격이 올까 봐 겁난다" 등의 반응도 있었다.
초밥집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손님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방편으로 '방사능 측정기'를 구입했다고 전했다. 자영업자는 "앞으로 매일 방사능을 측정해 보려고 한다. 양식을 취급하는 업장이라 이런 것까지 해야하나 싶지만, 가만히 있으면 가게가 망하지 않겠느냐"고 씁쓸해했다.
그는 "정부에서 수시로 검사하고 단속해주면 좋을텐데 아쉽다"며 "자영업자의 생존, 어민과 수산물가공업체들의 생존을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매출에 영향이 없다는 반응도 있었다. 한 자영업자는 27일 "잘되는 횟집은 오염수 이슈도 상관없나 봅니다"며 "어제 저녁 한잔 하러 횟집에 갔는데 만석이라 20분 정도 대기하다 먹었다"고 글을 남겼다.
이에 다른 자영업자들도 "초밥집 운영 중인데 오늘 자리 없어서 돌아가신 손님 많다", "해물찜 가게인데 요즘 매일 바쁘다" 등의 상황을 공유했다. 한 횟집 업자는 "저희도 오늘 13테이블인데 세 바퀴 돌았다"며 인증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오염수 공세가 지나친 공포마케팅이라며 불만을 표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일부 자영업자는 오염수 방류가 반갑지 않다면서도 "어느 당에서 계속 이슈를 만드니 일이 커지는 것이다. 안전성이 검증된 상태인데 우리나라만 이상한 선동질에 놀아나고 있다"며 "의도가 어떻든 결국 자영업자만 힘들게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한 자영업자가 "민주당이 계속 설치고 선동하면 사람들이 안 먹겠죠. 여당 잡는다고 설치다가 수산 관련 업종 다 망쳐놓을 듯"이라고 말하자, 다른 자영업자는 "수산업 망친 건 여당이 아니냐? 일본 오염수 방류 막자는 게 왜 여당 잡는 행위냐. 여당이 일본 편이니까?"라고 받아치며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내년도 예산 6조 6233억 원 중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대응에 7319억 원을 편성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올해보다 2080억 원 늘어난 것이며, 일본이 오염수 해양 방류를 결정했던 2021년보다는 2배 이상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