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강래구 첫 공판서 "모든 책임 지는 것은 부당…관여 정도 따져야"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관련 자금 조달책으로 지목된 강래구씨. 류영주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금품 살포·수수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한국수자원공사 전 상임감사위원 강래구 씨가 첫 공판에서 "지역 본부장 등을 챙겨야 한다는 말은 했지만, 관여하지도 않고 주지도 않은 금품에 대해서까지 책임을 지는 것은 부당하다"라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1-2부(김정곤·김미경·허경무 부장판사)는 29일 정당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강래구 씨에 대한 첫 공판 기일을 열었다.

강씨는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국회의원과 지역본부장 등을 상대로 돈 봉투가 살포됐다는 의혹의 핵심 인물이다.

이날 공판에서 검찰은 공소 요지를 밝히며 "2021년 4월 24일 윤관석 의원은 강씨에게 '당대표 경쟁 후보 캠프에서 국회의원들에게 돈 봉투를 돌린다는 말이 있다'라고 하면서 자신들도 돈 봉투를 나눠주자는 것을 지시, 권유했다"라며 "이어 4월 25일 강씨는 박용수 전 송영길 보좌관에게 전화해 '돈을 마련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강씨는 4월 27일,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에게 캠프 사무실에 나가면 박용수 전 보좌관에게 자금을 받은 뒤 전달하라고 말했다"라며 "이정근 전 부총장은 4월 27일 저녁 무렵 박용수 전 보좌관이 준 3천만 원을 서울 여의도에 있는 중식당 근처에서 윤 의원에게 직접 전달했다"라고 덧붙였다.

류영주 기자

검찰은 또 "4월 28일 오전에 윤 의원은 강씨에게 미처 주지 못 한 의원들에게도 줘야 한다고 말했고, 윤 의원은 같은 내용을 이정근 전 부총장에게도 말했다"라며 "강씨와 이 전 부총장은 박 전 보좌관에게 윤 의원의 요청을 전달했고, 이후 이 전 부총장은 박 전 보좌관에게 돈을 받아 윤 의원에게 줬다"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렇게 만들어진 6천만 원이 20개의 봉투에 각 300만 원씩 담겨 민주당 국회의원들에게 뿌려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외에도 강씨가 지역본부장 지급을 이유로 이성만 의원으로부터 현금 1천만 원을 받은 것으로 판단했다.

강씨 측은 지역본부장 등을 챙겨야 한다고 평소 말한 사실은 있지만, 이후 금품 제공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고 맞섰다. 관여하지도 않은 금품 제공 혐의에 대해서 까지 책임을 지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강씨 측은 "이번 사건의 특징은 많은 관련자들의 관여가 있다는 것"이라며 "여러 관여자들의 관여 정도가 모두 다르다. 피고인이 '잘 관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고 해서 그 뒤에 관여하지도 않고, 주지도 않은 금품에 대해서 전부 공범으로 봐야 하는지는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피고인이 윤 의원과 통화했다고 해서 윤 의원의 금품제공 혐의까지 책임져야 하는 것인지 근본적인 의문과 문제점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공판 내내 강씨 측은 관여 정도를 명확하게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씨 측은 "평소에 피고인이 이정근 전 부총장과 통화하면서 지역위원장이나 활동가들을 잘해줘야 한다고 일반적 이야기는 했지만, 구체적으로 '돈을 지급하자', '얼마를 하자' 등을 지시·권유한 적은 없다"라고 말했다.

또 이성만 의원에게 1천만 원을 받았다는 혐의에 대해선 전면 부인했다. 강씨 측은 "피고인은 이 의원에게 금품을 요청한 적이 없다"라며 "피고인보다 4살 많고 정치 선배인데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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