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는 28일 경기도 광주시의 곤지암 팀 업 캠퍼스에서 2024 신인 드래프트 트라이아웃을 실시했다. 황영묵을 비롯한 5명의 해외 아마 및 프로 출신 선수와 고교∙대학 중퇴 선수 등이 참가했다.
충훈고 출신인 황영묵은 중앙대 중퇴 후 성남 블루팬더스, 스코어본 하이에나들, 연천 미라클 등 독립 리그 구단을 거쳐 올해 드래프트 참가 자격을 얻었다. 그는 지난해 연천 미라클에서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했고, 4할이 넘는 고타율을 기록하는 등 강한 인상을 남겼다.
최근 유명 야구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황영묵은 야구 팬들에게 탄탄한 실력을 뽐내 눈도장을 받았다. 올해는 이대호, 박용택 등이 은퇴 선수들이 뛰고 있는 최강 야구 몬스터즈에 합류해 주전 내야수로 활약, 장충고전에서 경기 MVP(최우수 선수)를 수상한 바 있다.
이처럼 야구 팬들에게 익숙한 황명묵이 KBO 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어 관심을 모았다. 예능 프로그램이 아닌 프로 무대에서 뛰는 그의 모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황영묵은 중앙대 중퇴 후 2019년부터 독립 리그에서 KBO 리그 입성을 준비했다. 그는 "독립 리그에서 4시즌 동안 야구를 했는데, 올해 트라이아웃이 내겐 가장 중요했다"면서 "매년 야구를 하면서 준비한 것들을 모두 보여줬고, 이젠 결과만 남은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결연한 표정을 지었다.
2019시즌을 마친 뒤에는 현역으로 군에 입대한 만큼 기량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을 터. 하지만 황영묵은 "다행히 대대장님께서 야구를 좋아하는 분이셔서 많이 배려해주셨다"면서 "운동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충분히 주셨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원래 왜소한 편이었는데 체중을 증량하는 등 몸을 잘 만들고 나왔다"고 떠올렸다.
군대에서 반가운 얼굴과 재회하기도 했다. 절친한 후배인 고승민(23·롯데)과 함께 군 생활을 한 황영묵은 "프로로 따지면 (고승민이) 선배이기 때문에 많은 조언을 받았다"고 전했다.
방송을 통해 많은 관심을 모았지만 실력으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크다. 황영묵은 "나는 방송인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관심은 과분한 것 같다"면서 "방송인으로 유명해지는 걸 목표로 야구를 한 게 아니다. 프로 선수가 돼서 유명해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방송에 출연한 덕분에 인지도를 쌓을 수 있었다. 황영묵은 "밖에서 알아봐주시는 분들도 있고, 응원해 주시는 분들도 많았다. 지인들의 연락도 많이 받았다"면서도 "트라이아웃에서는 평가를 받아야 하는 입장인데 마이너스가 될까 봐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프로에 가서 응원을 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황영묵은 이날 트라이아웃을 마친 뒤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제 다 끝난 것 같다. 후련한 기분이 든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올해 드래프트가 내가 프로에 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준비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