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에 단체티로 입으려고 주문했는데 진짜 핵좋앙"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얼굴 등이 담긴 티셔츠를 판 업체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한 것을 두고 온라인상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습니다.
27일 공권력감시센터 등 6개 시민사회단체 및 정당은 "서울경찰청에 김정은 티셔츠를 판매한 김모씨 등 2명과 이를 판매 중개한 네이버, 쿠팡을 국보법 제7조 이적표현물 제작, 판매죄 등으로 고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김정은에 대한 친밀감을 증진하는 모습을 넘어 반국가단체의 수괴를 찬양, 선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고발당한 판매 업체는 상품 페이지에서 '인기상품 이라우'라며 북한식 말을 쓰는가 하면, '센스있는 선물'로 김정은 티셔츠를 광고하기도 했습니다. 김정은 티셔츠는 이미 다수 판매됐는데요. 해당 판매 글에는 70건의 구매후기가 게시됐습니다. 구매자들은 "재미있고 복이 올 것 같다", "회사에 입고 돌아다녀봐야겠다" 등 대체로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죠.
현재 해당 업체는 네이버와 쿠팡에서 김정은 티셔츠 판매 글을 모두 삭제한 상태입니다.
국내서 북한 관련 티셔츠 판매로 문제가 된 게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2018년에도 인민복을 입은 김정은이 손을 흔드는 사진과 'North Korea'(북한)가 새겨진 티셔츠 등을 판매했다 논란이 된 바 있죠. 업체들은 해당 제품들을 해외서 산 뒤, 국내로 배송하는 식으로 판매했습니다. 당시에도 네이버 등 국내 쇼핑 사이트에 상품이 노출돼 지적이 잇따랐는데요.
그러나 해외 사이트에서는 김정은 티셔츠를 쉽게 살 수 있습니다. 구글에서 'kim jong un t shirts'를 검색하면, 해외 쇼핑몰들이 수많은 종류의 김정은 티셔츠를 판매하는 걸 알 수 있는데요. 미국 최대 온라인 쇼핑사이트 '아마존'에서도 김 위원장의 얼굴과 로켓맨이라는 문구가 인쇄된 티셔츠를 15달러 정도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은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하거나 동조하고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한 자'를, 같은 조 제5항은 이적행위를 목적으로 '문서·도화 기타의 표현물을 제작·수입·복사·소지·운반·반포·판매·취득한 자'를 처벌하는 내용입니다.
산청 간디학교 교사 최보경씨는 현대사 교재 제작, 조국통일 3대헌장 소지 등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이적표현물 제작·소지·배포)로 지난 2008년 기소돼 7년에 걸쳐 1심, 항소심, 대법원 모두 무죄 판결을 받기도 했는데요.
대법원은 "국가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이적표현물"로는 볼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김정은 티셔츠 판매업자가 고발된 데, 누리꾼들 사이에선 "대한민국이 공산주의가 돼간다", "자유 없는 민주주의 국가" 등 지나치다는 반응과 함께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지 않는 처사라는 지적까지 나옵니다.
반면 "농담도 상식선에서 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휴전 상태"라고 분노하며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고발돼 마땅하다는 의견도 맞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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