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드민턴 간판 안세영(21·삼성생명)이 생애 첫 세계선수권대회 정상 도전 기회를 얻었다. 전설 방수현 이후 30년 만에 결승에 진출했다.
안세영은 26일(현지 시각)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2023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세계개인선수권대회' 여자 단식 4강전에서 중국의 천위페이를 세트 스코어 2 대 0(21-19 21-15)으로 완파했다. 여자 단식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에 3위 천위페이는 상대가 되지 못했다.
한국 선수로 30년 만의 이 대회 여자 단식 결승행이다. 지난 1993년 방수현은 이 대회 결승에 올라 준우승을 거뒀다.
만약 안세영이 정상에 오르면 한국 선수 최초의 역사다. 1977년 이 대회 창설 이후 여자 단식 최고 성적은 방수현의 준우승이었다.
결승 상대는 세계 6위 카롤리나 마린(스페인)으로 결정됐다. 경기 중 괴성을 지르는 것으로도 유명한 마린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이번 대회 4강전에서 2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를 눌렀다. 안세영은 올해 초 인도네시아 마스터스 결승에서 마린을 2 대 1로 누르고 우승한 바 있다.
이제 천적 관계는 허물어진 모양새다. 안세영은 지난해까지 천위페이에 1승 8패 절대 열세였지만 올해는 세계선수권 전까지 4승 2패로 앞섰다. 이날도 최근 기세가 여실히 이어졌다.
안세영은 1세트를 접전 끝에 따냈다. 16 대 11로 앞서다 연속 5실점하며 동점을 허용했지만 팽팽한 승부 끝에 20 대 19에서 강공 대결을 이겨 기선을 제압했다.
여세를 몰아 안세영은 2세트 14 대 15에서 7점을 연속으로 몰아치며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특유의 엄청난 수비로 천위페이를 흔들었고, 최근 공격력 집중 강화 훈련으로 다져진 스매시도 돋보였다.
혼합 복식에서도 서승재(삼성생명)-채유정(인천국제공항)이 4강전에서 세계 2위 와타나베 유타-히가시노 아리사(일본)를 2 대 0(21-15 21-13)으로 눌렀다. 세계 5위인 서승재-채유정은 2003년 이 대회에서 우승한 김동문-라경민 이후 20년 만에 결승에 진출했다.
서승재는 남자 복식에서도 팀 동료 강민혁과 나선 준결승에서 에런 치아-소우이익을 2 대 0(23-21 21-13)으로 제쳤다. 한국 선수로는 고성현(김천시청)-신백철(인천국제공항)과 유연성-이용대(요넥스)이 금, 은메달을 차지한 2014년 이후 9년 만의 결승 진출이다.
결승전은 한국 시각으로 27일 오후 7시부터 혼합 복식, 여자 복식, 여자 단식, 남자 단식, 남자 복식 순서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