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팔꿈치 수술을 받고 약 14개월 만에 돌아온 류현진(36)이 벌써 두 차례나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3연패를 끊어냈다. 탄탄한 토론토의 선발 로테이션 안에서 최근 가장 듬직했던 투수는 바로 류현진이다. 적어도 8월의 에이스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류현진은 27일(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2홈런) 5탈삼진 3실점(2자책)을 기록하며 토론토의 8-3 승리를 견인했다.
3경기 연속 선발승을 챙긴 류현진은 시즌 3승(1패)을 수확했고 시즌 평균자책점은 2.25가 됐다.
모두 8월에 남긴 기록이다. 8월 들어 팀 내에서 류현진보다 더 많은 승리를 챙겼거나 더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선발투수는 없다.
선발투수로서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5경기 24이닝) 타구에 무릎을 맞고 조기 교체됐던 경기를 제외하면 매경기 최소 5이닝 이상을 버티며 기본을 채웠다.
무엇보다 경기 중반까지 잘 버티면서 팀이 승리할 기회를 제공해야 하는 선발투수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게 고무적이다.
토론토는 8월 류현진이 등판한 5경기에서 4승을 챙겼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목표로 갈 길 바쁜 토론토에게는 의미가 큰 결과다.
류현진은 지난 14일 시카고 컵스와 홈 경기에서 팀의 3연패 탈출을 이끌며 시즌 첫 승을 수확한 바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팀 승리의 발판을 놓았고 토론토의 3연패 사슬을 끊었다.
이날 승리가 더 의미있는 이유는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을 이어가는 토론토에게 절대 물러설 수 없는 일정이 이미 시작됐기 때문이다.
토론토는 이번 주말부터 9월 초까지 클리블랜드, 워싱턴 내셔널스, 콜로라도 로키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캔자스시티 로열스 등 5할 승률 아래에 머물고 있는 비교적 약체들과 15경기를 치른다.
여기서 최대한 많은 승수를 쌓는다면 가을야구 진출을 노려볼만 하다. 토론토는 현재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 가을야구 진출 마지노선인 3위를 뒤쫓고 있다.
토론토는 15경기 일정의 첫 판에서 클리블랜드에게 2-5로 덜미를 잡혔다. 클리블랜드 선발 태너 비비가 6이닝 2실점 호투로 토론토 타선을 잠재웠고 토론토 선발 크리스 배싯은 5⅔이닝 4실점을 기록했다. 중요한 일정의 첫 단추를 제대로 꿰지 못했다.
토론토는 앞서 펼쳐진 아메리칸리그의 강자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3연전에서 1승 뒤 2패를 당했고 클리블랜드에게도 잡히면서 3연패 늪에 빠졌다. 분위기 전환이 시급했고 류현진이 그 발판을 마련했다.
홈런을 포함해 3타점을 쓸어담은 데이비스 슈나이더을 앞세운 타선과 마운드의 조화가 모처럼 잘 이뤄졌다.
불펜도 류현진을 도왔다. 류현진은 팀이 5-2로 앞선 6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부상 복귀 후 첫 6이닝 투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그러나 내야 실책 2개가 연이어 나오면서 무사 만루 위기에 놓였고 토론토는 불펜을 조기 가동했다. 이어 등판한 지미 가르시아가 탈삼진 3개를 잡아내는 등 실점을 최소화 하면서 류현진의 선발승과 팀 승리 기회를 살려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