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최고 국내 투수로 꼽히는 키움 에이스 안우진(24). 지난해 평균자책점(ERA) 2.11, 탈삼진 224개 등 2관왕에 올랐다.
특히 탈삼진은 역대 한 시즌 2위의 기록이다. 아리엘 미란다가 두산 소속으로 뛴 2021년 225개로 1984년 고(故) 최동원이 롯데 시절 세운 223개를 넘어 최다 기록을 세웠다. 안우진은 1개 모자라지만 국내 선수 최다 기록이다.
올해도 안우진은 탈삼진 1위를 달린다. 161개로 2위인 에릭 페디(NC)에 15개 차로 앞서 있다. 다만 탈삼진왕 2연패를 장담하기는 쉽지 않다. NC는 40경기, 키움은 27경기가 남아 있어 페디의 등판 기회가 더 많아질 수 있다.
안우진의 탈삼진 페이스는 지난해보다 살짝 떨어진 모양새다. 안우진은 2022시즌 30경기에서 224개의 삼진을 잡아 경기당 7.5개에 육박했다. 탈삼진 2위였던 드류 루친스키(당시 NC)보다 30개가 많았을 정도였다. 안우진은 올해 23경기 161개로 경기당 딱 7개의 삼진을 잡고 있다.
25일 안우진은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삼성과 원정에 선발 등판해 6이닝 7피안타 2볼넷 2실점 호투로 7 대 4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9승째(7패)를 수확했다. 다만 탈삼진은 1개였다.
경기 후 안우진은 "마운드에서 점수를 안 주려고 노력하다 보니까 오늘처럼 직구 위주로 투구하는 경향이 생겼다"면서 "그러면 타자도 대처가 가능하니까 탈삼진도 없게 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난해는 패턴을 다양하게 했는데 올해는 직구로 승부를 보려는 경향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때문에 잔여 경기에서는 다양한 구종을 구사하려 한다. 안우진은 "다음 경기는 전력 분석팀과 논의해 커브도 섞을 것"이라면서 "다만 볼 카운트를 유리하게 하지 못하면 직구 위주로 승부해야 하기에 더 신경을 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안우진은 지난해보다 올해 직구 비중이 늘었다. 지난해 우타자에 38.3%, 좌타자에 47.2%였던 직구 비중은 올해 우타자에 43.3%, 좌타자에 57.1%로 늘었다. 그만큼 탈삼진 결정구 비중도 직구가 31%에서 올해 34%로 증가했다. 그만큼 직구를 많이 던졌다는 뜻이다.
다만 키움 홍원기 감독은 다소 다른 해석을 내놨다. 26일 경기 전 홍 감독은 "지난해 워낙 잘 던졌기 때문에 상대 타자들도 안우진을 분석하고 대비해서 타석에 나간다"면서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기 위해 어떻게 해서든 맞추려고 하기에 탈삼진도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우진은 올해도 ERA 2.43으로 준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다만 승운이 따르지 않아 9승(7패)에 머물러 있다. 홍 감독은 "그게 에이스의 숙명"이라면서 "상대 1선발과 대결할 가능성이 많이 타자들이 점수를 내주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이에 안우진은 "불운하다는 말도 듣고 하지만 이게 계속 이어지면 야수들도 부담될 거고 그런 부분 막판에 없애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남은 경기 등판하는 날 팀이 모두 이기게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