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드민턴 간판 안세영(21·삼성생명)이 세계선수권대회(개인) 4강에 안착했다. 결승 길목에서 천적과 맞붙는다.
안세영은 26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2023 세계개인선수권대회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일본의 오쿠하라 노조미를 2 대 1(16-21 21-10 21-11)로 눌렀다. 첫 세트를 내줬지만 2, 3세트를 넉넉한 점수 차로 따내며 역전승을 일궈냈다.
전설 방수현 이후 27년 만에 여자 단식 세계 랭킹 1위에 오른 안세영에게 36위 오쿠하라는 상대가 되지 못했다. 경기 초반 몸이 풀리지 않은 듯 실책이 많아 1세트를 내줬지만 감각을 찾은 뒤에는 완급 조절과 컨트롤로 오쿠하라를 압도했다.
4강전 상대는 도쿄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중국의 천위페이(3위)다. 역대 상대 전적에서 안세영이 5승 10패로 밀려 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코리아오픈 4강전 등 4승 2패로 안세영이 앞선다.
특히 안세영은 올 시즌 최고 권위의 전영 오픈에서 역시 방수현 이후 27년 만에 여자 단식 정상에 올랐다. 7번이나 국제 대회 정상에 오르며 세계 1위까지 등극했다.
안세영은 최근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열린 배드민턴 대표팀 미디어 데이에서 천위페이에 대해 "항상 어렵게 이긴 적이 많았고 아직 천적 관계를 지웠다기보다 아직 많이 해봐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내가 하는 대로 즐기면서 하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대회 3위를 넘어 우승을 노린다.
또 다른 4강전은 세계 2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와 6위 카롤리나 마린(스페인)의 대결이다. 마린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다.
한국 대표팀은 복식에서도 3개 팀이 4강에 진출했다. 여자 복식 세계 3위 김소영(인천국제공항)-공희용(전북은행)이 태국의 종콜판 키티타라쿨-라윈다 프라종자이를 8강에서 2 대 0(21-19 21-19)으로 완파했다. 김소영-공희용은 지난해 대회 은메달을 따낸 바 있다.
남자 복식 서승재-강민혁(이상 삼성생명)도 8강에서 모하메드 아산-헨드라 세티아완(인도네시아)을 2-0(21-19 21-17)으로 제압했다. 혼합 복식 세계 5위 서승재-채유정(인천국제공항)도 8강전에서 4위 데차폴 푸아바라누크로-삽시리 타에랏타나차(태국)를 2 대 0(21-12 21-16)으로 눌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