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 계열사인 SPL의 평택 제빵공장에서 20대 노동자가 소스 교반기에 끼어 숨진 사건을 수사한 검찰이 강동석 SPL 대표이사를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수원지검 평택지청 형사2부(김윤정 부장검사)는 강 대표를 중대재해처벌법,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25일 밝혔다. 또 사고가 난 공장장 등 3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SPL 법인을 중대재해처벌법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강 대표는 지난해 10월 15일 평택 소재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노동자가 A씨가 교반기에 끼어 숨진 사고와 관련해 안전보건확보의무, 안전조치의무,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는 샌드위치에 들어가는 소스를 만들기 위해 가로·세로·높이가 약 1ｍ, 깊이 50cm 정도 되는 오각형 모양의 교반기에 마요네즈와 고추냉이 등 배합물을 넣어 섞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A씨는 뭉친 소스를 풀어주기 위해 덮개가 개방된 채 가동중인 교반기 안에 손을 집어넣고 작업하던 중 교반기 회전축과 회전날에 손이 끼었고, 이어 상반신이 기기 내부로 말려들어가면서 질식해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SPL사업장에서는 그간 노동자들이 혼합기 내부에 손을 넣고 작업한 경우가 다수 확인됐고, 외부기관이나 자체 안전점검에서도 덮개가 개방된 채 가동되는 일이 여러 차례 발견돼 끼임·협착 등 사고 발생위험 주의를 받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SPL 사업장에서는 강 대표가 취임한 이후 지난해 6월과 8월 동종의 '기계 끼임 사고'가 두 차례 발생한 것을 비롯해 최근 3년간 12건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강 대표와 SPL이 △위험 작업 시 2인1조 근무 미준수 △기기 덮개 개방 시 자동정지되는 설비 미설치 △형식적인 관리감독자 지정 등 안전의무를 지키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검찰 관계자는 "반복되는 '기계끼임 사고'에도 불구하고 경영책임자가 동종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재발방지책을 수립·이행하지 않은 것에 대한 첫 중대재해법 기소 사례"라며 "중대재해법이 요구하는 절차를 마련하긴 했지만, 그 절차에 따른 제대로 된 보완조치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또한 노동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중요한 의무위반"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