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 김좌진 등 독립군 흉상 철거한다…"반헌법적 처사" 반발

국방장관 "공산주의 경력자는 곤란" 관련단체 "역사 정통성 부정"

지난 2021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홍범도 장군 유해 안장식에서 의장대가 홍범도 장군의 영정과 유해를 들고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육군사관학교가 교내에 설치된 독립군 영웅 김좌진, 홍범도, 지청천, 이범석 장군과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회영 선생의 흉상을 철거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관련 단체는 "역사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헌법정신을 훼손하는 반 헌법적 처사"라며 크게 반발했다. 
 
25일 육군에 따르면 육사는 지난해부터 시작한 종합발전계획의 일환으로 교내 기념물에 대한 재정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육사는 "생도들이 학습하는 충무관 중앙현관 앞에 설치된 독립군 흉상은 위치의 적절성, 국난극복의 역사가 특정 시기에 국한되는 문제 등에 대한 논란이 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하지만 홍범도장군‧우당이회영‧신흥무관학교‧백야김좌진장군 기념사업회 관계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군의 기원인 독립전쟁의 역사를 뒤집으려는 매우 심각하고 엄중한 문제"라고 강력 비판했다. 
 
이들은 국군의 뿌리를 광복군 대신 친일 경력이 있는 백선엽 장군으로 바꾸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고 국가보훈부 등의 개입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했다. 
 
보훈부는 이에 사실무근이라며 "구체적인 사실관계 확인도 없는 일방적이고 터무니없는 주장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육사의 이 같은 방침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서도 야당 의원들의 비판을 받았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그러나 "북한을 대상으로 전쟁을 억지하고 전시에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는 곳인데 공산주의 경력이 있는 사람이 있어야 되겠느냐는 지적이 있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 장관은 "가능하면 육군 창설이나 군 관련 역사적 인물로 하면 좋겠다는 것"이라며 "그렇다고 독립운동을 부정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들 흉상은 군 장병들이 훈련에 사용한 실탄 5만발 분량 탄피 300kg을 녹여서 만들었고 지난 2018년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99주년을 맞아 3.1절에 공개됐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