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24일 공식 입장을 내고 "지난 8월 19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 빌보드와 걸그룹' 편은 이른바 '피프티 피프티 사태'를 통해 지속 가능한 K팝이 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하기 위해 제작된 프로그램"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번 프로그램은 이해관계를 둘러싸고 있는 어느 한쪽의 편을 들어주기 위함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면서도 "방송 과정에서 제작진의 의도와 달리, K팝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많은 분들과 K팝을 사랑하는 팬들의 마음을 상하게 한 점에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한국매니지먼트연합'이나 '한국연예제작자협회' 등 단체에서 보내온 말씀과 비판도 무겁게 듣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이 같은 우려와 지적을 반영해 후속 보도를 이어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제작진은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몇몇 사안에 대해서는 추가 취재를 통한 후속 방송으로 부족했던 부분을 채우도록 하겠다"며 "'그것이 알고 싶다'에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드리며, 더욱 깊이 있는 취재로 시청자 여러분의 성원에 보답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그것이 알고 싶다'는 지난 19일 방송에서 중소 기획사 아이돌로 데뷔와 동시에 미국 빌보드 '핫 100' 차트에 올랐으나, 소속사와 전속계약·저작권 분쟁 중인 그룹 피프티 피프티 사태를 조명했다.
그러나 방송 이후 지나치게 피프티 피프티 측의 일방적인 피해 주장에 치우쳐 보도했다는 편파 보도 논란이 일었다. 무엇보다 멤버 측 주장을 제대로 검증하지 못하고, 전형적인 과거 소속사와 아이돌 사이 갑을 관계에 끼워 맞추기식 보도를 답습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현재 법적 분쟁 중인 상황에서 이 같은 보도가 '방송 심의에 관한 규정'을 어겼다는 해석도 나왔다.
설상가상으로 전홍준 대표가 월말평가에 참여하지 않았고, 부모들이 보낸 음식을 바닥에 던졌으며 식사도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다는 방송 내용에 대해서는 이후 보도를 통한 반박이 잇따랐다. 연예 제작자·매니지먼트 단체들도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제작진에 대한 강력한 징계는 물론 '그것이 알고 싶다' 측의 공식 사과와 정정 보도를 촉구했다.
가장 큰 후폭풍은 시청자들이 몰고 왔다. '그것이 알고 싶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방송 당일부터 편파 보도를 정정·사과하라는 항의글이 봇물을 이뤘다. 일부 시청자들은 제작진 퇴출과 '그것이 알고 싶다' 폐지까지 주장하고 나섰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본격적인 '보이콧' 움직임까지 일었다. 시청자들은 국회 국민동의청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등에 민원을 넣고, '그것이 알고 싶다'에 붙는 광고 기업 불매 운동까지 하고 있다. 현재도 시청자 게시판에는 '편파 보도에 대한 제대로 된 해명 없는 반쪽 짜리 사과문'이란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시청자 임모씨는 "예상했던 알맹이 없는 사과다. 스스로 책임 통감하고 막을 내려라. 떨어진 신뢰는 회복 못한다"고 했다. 이모씨 역시 "기본 팩트 크로스체크도 제대로 안한 점, 인터뷰 대상들도 중립성이 없는 점, 어트랙트 측에서 보낸 피해 근거들은 건너뛰고 보도하지 않은 점을 해명하라. 제대로 해명하지도 않고 후속 취재한다고 누가 보냐" 등의 글을 남겼다.
피프티 피프티는 중소 기획사 그룹임에도 데뷔곡 '큐피드'가 빌보드 '핫 100'에 입성하면서 '중소의 기적'으로 불렸다. 그러나 최근 멤버들이 정산 불투명 등의 이유로 소속사 어트랙트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면서 활동이 중단됐다.
이와 관련해 지난 9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박범석 수석부장판사)가 조정을 진행했지만 양측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지난 17일에는 어트랙트 전홍진 대표를 배임 혐의로 형사 고발하는 내용의 고발장을 추가 접수했다.
이밖에도 어트랙트는 현재 '큐피드' 프로듀싱 등 외주 용역을 맡았던 더기버스와 '큐피드' 저작권·멤버 거취를 놓고 법정 공방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