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질소득 3.9%↓…역대 최대 폭 감소

고물가 탓에 4분기째 실질소득 증가율 0 또는 마이너스…실질소비지출도 10분기 만에 줄어

2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 통계청 제공

고물가 등 영향으로 지난 2분기 가구 실질소득이 역대 최대 폭 감소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2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79만 3천 원으로 지난해 2분기 483만 1천 원 대비 0.8% 줄었다.

가구 소득이 전년 같은 분기보다 줄기는 2021년 2분기(-0.7%) 이후 8분기 만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를 지난해 2분기 소득 증가율이 역대 최대인 12.7%를 기록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와 소상공인 손실보전금 등 코로나 지원금 효과 소멸 탓으로 설명했다.

코로나 지원금을 비롯한 지난해 2분기 가구당 월평균 공적이전소득은 67만 9천 원이었으나 올해 2분기는 50만 원으로 무려 26.4% 줄어 전체 가구 소득 감소를 주도했다.

지난 2분기 가구당 월평균 근로소득은 302만 8천 원으로 4.9% 늘어나는 데 그쳤고, 사업소득은 92만 7천 원으로 증가율이 불과 0.1%였다.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실질소득 감소율은 훨씬 더 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2%를 기록했던 올해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실질소득은 431만 7천 원으로 지난해 2분기 449만 2천 원보다 3.9%나 감소했다.

고금리 지속에 이자비용 증가율 2분기 연속 40% 넘어


통계청이 가계동향조사에 1인가구를 포함한 2006년 이래 가장 큰 감소율이다.

고물가가 지속하면서 가구 실질소득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 -2.8%, 4분기 -1.1%, 올해 1분기 0.0%, 2분기 -3.9%로 네 분기째 보합 또는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지난 2분기 가구당 월평균 가계지출은 365만 2천 원으로 지난해 2분기 350만 8천 원보다 4.1% 늘었다.

소비지출이 269만 1천 원으로 2.7% 늘었는데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 실질소비지출은 지난해 2분기보다 오히려 0.5% 줄었다.

2분기 소득 5분위별 가계수지. 통계청 제공

실질소비지출이 감소하기는 2020년 4분기(-2.8%) 이후 10분기 만이다.

반면, 각종 세금과 이자비용 등 비소비지출은 96만 2천 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8.3%나 증가했다.

비소비지출 가운데 특히, 이자비용 증가율이 두드러졌는데 지난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이자비용은 13만 1천 원으로 지난해 2분기 9만 2천 원 대비 42.4% 급증했다.

고금리가 지속하면서 이자비용 증가율은 직전 1분기에 역대 최대인 42.8%를 기록한 데 이어 두 달째 40%대를 나타냈다.

5분위 배율은 하락…"소득 분배 개선 아닌 하향 평준화"


스마트이미지 제공

지난 2분기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은 뺀 가구당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383만 1천 원으로 지난해 2분기 394만 3천 원보다 2.8% 줄면서 역대 최대 감소율을 기록했다.

소득은 감소했는데 비소비지출이 크게 늘면서 가구 소비지출 여력이 위축된 것으로 해석된다.

통계청 이진석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코로나19 시기 억눌렸던 소비 심리 분출이 진정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처분가능소득도 역대 최대 폭으로 줄면서 실질 소비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분기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34로 지난해 2분기 5.60보다 0.26p 하락했다.

5분위 배율은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 균등화 처분가능소득을 하위 20%인 '1분위' 가구 것으로 나눈 값이다. 수치가 작을수록 5분위와 1분위 가구 간 소득 분배가 양호하다는 뜻이다.

통계청 이진석 과장은 "5분위 소득이 1분위 소득보다 더 크게 줄어 5분위 배율이 하락한 것으로, 분배가 개선됐다기보다는 하향 평준화한 데 가깝다"고 말했다.

1분위 가구 월평균 소득은 111만 7천 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0.7% 감소했고, 5분위 가구 월평균 소득은 1013만 8천 원으로 지난해 2분기 대비 감소율이 1.8%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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