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4일 군사정찰위성 2차 발사에도 실패한 가운데 1차 발사 때와 마찬가지로 해상 추락 잔해물을 인양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군 당국은 지난 5월 31일 북한의 정찰위성 1차 발사 실패 후 서해상에서 주요 잔해물을 인양, 분석해 유의미한 정보를 얻어냈다.
합동참모본부는 당시 국방과학연구소(ADD) 등의 정밀 분석 결과 '정찰위성으로서의 군사적 효용성'이 전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따라서 이번에도 정찰위성(만리경1호)과 발사체(천리마1형)의 잔해를 확보할 수 있다면 북한의 관련 기술 수준을 평가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다.
하지만 '2계단 발동기'(2단 로켓)의 '시동 비정상'(작동 불량)으로 추락한 1차 때와 달리 이번에는 3단 로켓 비행까지 성공한 점으로 볼 때 수거 가능성은 다소 회의적이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우주발사체의 3단 로켓은 통상적으로 우주로 완전히 진입한 후에 작동하기 때문에 실패하더라도 지상에 추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날 오전 발사 실패 후 2시간여 만에 관련 사실을 공개하며 "천리마1형의 1계단과 2계단은 모두 정상 비행하였으나 3계단 비행중 비상폭발체계에 오류가 발생하여 실패했다"고 밝혔다.
장 교수는 비상폭발체계는 비행중단시스템(Flight Termination System)으로 추정했고 지상명령에 의해 파괴된 게 아니라 기술적 오작동으로 폭발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 경우 3단 로켓에 탑재된 정찰위성은 더욱 소실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장 교수의 판단이다.
북한의 이번 발사체는 제주도 남서쪽 이어도 서쪽 공해상을 통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1차 발사 때 전북 어청도 서쪽 해상에 추락한 발사체‧위성 잔해에 비해 훨씬 멀리 날아간 것이다.
한편 북한이 1차 실패 이후 불과 85일 만에 정찰위성 발사를 재시도한 것은 다음달 9.9절(정권 수립일)을 앞두고 가시적 성과가 필요한 데 따른 조급함의 발로로 보인다.
따라서 1차 발사 때와 비교해 발사체나 정찰위성 기술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1차 발사 때는 2단 로켓 이상으로 중도 추락한 반면, 이번에는 어찌됐든 3단 로켓 비행까지 이어진 점으로 미뤄 소폭이나마 기술적 진보가 있었다고 볼 수도 있다.
이와 관련,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은 "해당 사고의 원인이 계단별 발동기들의 믿음성과 체계상 큰 문제는 아니라고 설명"했고 빠른 기간 내 원인 규명 및 보완이 가능함을 시사했다.
북한은 오는 10월 정찰위성 발사를 3차 시도하겠다고 예고했다. 겨울 기상 여건이 좋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노동당 창건일(10월 10일)을 전후한 시점이 올해 사실상 마지막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