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터뷰]강명석, 노 메이크업의 BTS를 카메라 없이 만나다

올해 7월 9일 발간된 방탄소년단 첫 공식 도서 '비욘드 더 스토리'. 빅히트 뮤직 제공
방탄소년단(BTS)의 공식 팬덤 '아미'(ARMY)가 탄생한 '아미 데이'인 올해 7월 9일 출간된 '비욘드 더 스토리'(BEYOND THE STORY). 2010년 12월 24일 광주에서 서울로 온 정호석(제이홉)이 서울 강남의 풍경에 위축된 채 숙소에 도착해 민윤기(슈가)를 만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올해 10주년을 맞은 방탄소년단의 첫 공식 도서다.

'비욘드 더 스토리'는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 뮤직의 제안으로 시작된 프로젝트다. 위버스 매거진의 강명석 편집장은 2020년부터 3개월에 한 번꼴로 방탄소년단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멤버들은 인터뷰를 통해 데뷔 전 기간까지 10년 이상을 스스로 돌아보았고, 강 편집장의 서술이 더해져 그동안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방대하고 내밀한 이야기가 완성됐다.

3년 이상의 취재, 2년 이상의 인터뷰를 기반으로 한 '비욘드 더 스토리'는 '서울' '존재의 이유' '사랑, 증오, 아미' '인사이드 아웃' '착륙 없는 비행' '방탄소년단의 세계' '우리' 등 총 7개 장으로 나뉘어 있다. 어디서도 들을 수 없었고, 동시에 가장 궁금해하는 이야기라는 의미에서 '비욘드 더 스토리'란 이름이 붙었다. 책에는 방탄소년단의 앨범 활동, 콘서트, 수상 내역, 대외 활동 등 주요 이력이 정리돼 있는 것은 물론, 즉석에서 음악과 영상을 즐길 수 있도록 QR 코드를 수록하기도 했다.

'비욘드 더 스토리'는 한국 도서 최초로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의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비소설 하드커버 분야' 1위를 차지했다. 발간일에만 한국어를 포함해 10여 개 언어로 번역됐고, 총 23개 국어 언어로 펴냄으로써 전 세계 독자를 기다리고 있는 '비욘드 더 스토리'의 공동 저자인 강명석 편집장을 CBS노컷뉴스가 22일 서면 인터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그룹 방탄소년단
1. '비욘드 더 스토리'는 방탄소년단을 3년 이상 심층 취재한 결과물로 알고 있습니다. 방탄소년단의 공식 도서의 전체 제작 기간이 궁금합니다. 출발이 된 아이디어가 나온 시점, 인터뷰를 시작한 시점 등 구체적일수록 좋습니다.


책 집필은 2019년 여름에 제안을 받았고, 방탄소년단이 그 당시까지 이룬 것들에 대한 기록과 의의에 대한 진지한 접근을 통한 결과물을 남기자는 취지에서 시작됐습니다. 2019년부터 집필 준비에 들어가서 자료 조사와 방탄소년단 해외 투어 등에 대해 먼저 취재했고, 인터뷰는 2020년부터 책을 내는 시점까지 대략 3개월에 한 번씩 진행했습니다. 인터뷰가 진행되는 사이에도 방탄소년단이 세계적으로 더 큰 성공을 거두면서 방탄소년단의 지난 일들뿐만 아니라 현시점에서의 일들에 대해서도 계속 인터뷰를 하며 업데이트 했습니다.

2. '비욘드 더 스토리' 발간 제안은 어디서부터 나왔나요? 빅히트 뮤직의 제안이었나요? 아니면 본인의 제안이었나요? 또, '이 책을 내야겠다'라고 생각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이 책은 빅히트 뮤직의 제안으로 시작됐고, 저로서는 K팝 역사에서 기념비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방탄소년단이라는 팀에 대해 글 쓰는 사람으로서 다룰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에 대해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3. 마치 다큐멘터리를 활자화한 듯한 방식으로 방탄소년단의 이야기가 시간 순으로 전개됩니다. 총 7장으로 나누어진 책은 편집장님의 서술이 주축이 되고, 이와 관련한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인터뷰가 삽입되는 방식인데요. 이렇게 구성하게 된 배경이 있을까요?

방탄소년단의 스토리는 픽션으로 나왔다면 오히려 비현실적이라는 말이 나왔을 만큼 믿기 어려울 정도로 놀라운 성공사고, 그 과정 또한 매우 드라마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주목받기 힘든 입장의 신인으로 데뷔해 여러 역경을 딛고 믿을 수 없을 만큼 큰 성공을 거두고, 그 과정에서 멤버들이 내면적인 성장까지 하는 과정을 전개하는 데는 이런 시간순 배열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방탄소년단에 대한 생생한 기록뿐만 아니라 이 팀의 독보적인 서사가 잘 드러나길 바랐습니다.

방탄소년단이 2018년 열린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에서 수상소감을 하고 있다.
4. 방탄소년단은 이미 국내외에서 수많은 인터뷰를 한 경험이 있지만, 만 2년에 걸쳐 꾸준히 '메이크업도 하지 않은 채로 카메라 없이' 인터뷰하는 경우는 '비욘드 더 스토리'가 처음이었을 것 같은데요. 이런 인터뷰를 직접 진행한 인터뷰어로서 어떤 걸 느끼고 경험했는지 듣고 싶습니다. 또, 그런 방식의 인터뷰 진행에 관한 멤버들의 반응이 있었다면 그것도 궁금합니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인터뷰를 할 때마다 자신의 일과 삶에 얼마나 진지한지 매번 새롭게 느꼈습니다. 특히 팬데믹 기간 동안 팬들을 만나지 못하는 것에 속상해하면서 아티스트로서 이 특수한 상황을 어떻게 견디며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멤버들은 장기간 편안한 분위기에서 인터뷰를 하면서 본인들의 활동을 되돌아볼 수 있고,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는 점을 인상적으로 꼽곤 했습니다. 아주 편하고 솔직하게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지금도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5. 책을 보면서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각자 캐릭터와 방탄소년단이라는 '팀'이 서로 맺은 관계성이 두드러진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번 책을 쓰면서 새롭게 알게 됐거나 더 확실히 알게 된 멤버들 혹은 팀의 특성이 있나요?

질문에서 언급해주신 것처럼 멤버들의 캐릭터와 팀의 관계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곱 명의 멤버 모두가 각자 다른 장점과 매력들이 있고, 그게 방탄소년단이라는 하나의 팀에 모두 조화돼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팀으로서 방탄소년단에 대해 느끼는 매력은 어떤 멤버, 또는 멤버 간의 관계성이 만들어내는 것들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각각의 멤버들의 캐릭터가 놀라울 만큼 균형을 이루면서 사람들이 느끼는 방탄소년단의 매력을 만들어냈다는 점을 새삼 느꼈습니다.

6. 책은 방탄소년단의 이야기이면서, 3세대 대표 아이돌이자 이제는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보이밴드가 된 방탄소년단을 다루기 때문에 K팝 아이돌 산업이라는 보다 넓은 영역을 비중 있게 다룹니다. 이를 위해 준비하거나 더 신경 쓴 부분이 있을까요?

아무래도 K팝, 또는 한국 아이돌 산업은 제가 기자 또는 평론가로서 활동하며 꾸준히 지켜봐온 영역이기도 했고 방탄소년단의 이야기를 하려면 방탄소년단을 중심으로한 K팝 산업의 성장과 당시 상황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어 당시 시장 현황을 알 수 있는 기록들을 비롯해 제가 해왔던 업계 관계자들 인터뷰, 그리고 책에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당시 현황을 알 수 있는 관계자 인터뷰 등을 방탄소년단 멤버 인터뷰 전 미리 진행해 당시 업계에 대한 이해를 높였습니다.

방탄소년단 10주년 기념우표 모형. 류영주 기자
7. 또한 방탄소년단의 앨범이나 곡, 팀의 서사를 세세히 모르는 독자라고 해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게 풍부한 내용을 담았습니다. 방탄소년단의 많은 작품 중 가장 좋아하거나 인상 깊게 다가온 앨범과 곡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방탄소년단의 앨범과 곡은 어느 하나만 고르기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는 방탄소년단이라는 팀이 걸어온 길, 그리고 앞으로 가야 할 아티스트의 길을 집약했다는 점에서 '온'(ON, 2020)을 꼽고 싶습니다. 앨범으로는 모두 그 시기마다 의미가 있기에 어느 한 장을 뽑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8. '비욘드 더 스토리' 제작 과정에서 가장 잘 풀렸던 점과 가장 막혔던 점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막혔던 점을 어떻게 해소하셨는지도 같이 듣고 싶어요.

가장 잘 풀렸던 점은 멤버들과의 인터뷰입니다. 멤버들이 인터뷰마다 굉장히 솔직하게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늘 제가 준비한 것 이상의 답변을 얻을 수 있어서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반면에 안 풀렸던 점은, 안 풀렸다기보다 어려웠던 점 같은데, 방탄소년단은 현재진행형의 아티스트이고 인터뷰가 진행되는 기간에도 계속 더 큰 성공을 거뒀기 때문에 책에 어느 시점까지 기록할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당장 인터뷰를 시작한 시점에서 얼마 지나지 않아 방탄소년단이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빌보드 '핫 100' 1위를 하면서 그 이야기를 안 다룰 수 없게 됐으니까요. 결국 그래미 시상식 무대에 선 이야기까지도 다루게 됐습니다.

9. 책에서 방탄소년단의 참여 정도는 어느 정도였나요? 책 작업 과정에서 반영된 아이디어가 있다면 예를 들어주셔도 됩니다.

이 책은 제가 집필을 했지만 방탄소년단의 책입니다. 책에 제 의견이 들어가는 부분들이 있고, 그건 제가 책임질 영역이지만 저는 이 책에서 기본적으로 방탄소년단의 이야기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멤버들의 인터뷰를 잘 정리하는 역할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책 전체가 방탄소년단의 인터뷰 중심으로 진행되기도 하고, 멤버들은 책의 기획 단계에서부터 책이 나올 때 검수까지 지속적인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올해 6월 1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서 진행된 방탄소년단 데뷔 10주년 행사인 'BTS 10주년 페스타'를 찾은 아미들이 조형물 앞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10. 방탄소년단에 관해서는 이미 수많은 평가와 코멘트가 나왔지만, '비욘드 더 스토리'를 쓴 저자로서 방탄소년단이라는 팀의 지닌 의미나 방탄소년단이 남긴 것이 무엇인지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방탄소년단에 대해서는 아마도 시간이 흐를수록 또 다른 평가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진행형의 팀이기도 하고 이 팀이 이룬 것들은 단지 눈에 보이는 성적뿐만 아니라 많은 시대적 변화를 함축하고 있다고 봅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비욘드 더 스토리'라는 제목처럼 이 팀이 지난 10년간 보여준 아티스트로서의 이야기, 또는 서사에 관해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다른 무엇보다 한국의 아이돌 그룹이자 청년들이 엄청난 성공을 경험하면서 자신의 내면적인 성장을 고민하고, 결과적으로 아미라는 팬덤과 함께 아티스트와 팬이 상호 소통하며 세상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하나의 공동체를 만들어나갔다는 점이 가장 인상 깊습니다.

11. 처음 책을 쓸 때 '저자'로서 세웠던 목표가 있었다면 무엇인지, 완성본이 세상에 나온 지금 본인의 만족도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앞서 질문에도 답했지만 이 책은 제가 집필했지만 방탄소년단의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방탄소년단의 이야기를 잘 전달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였고, 글 쓰는 사람으로서는 방탄소년단의 이야기를 토대로 방탄소년단, 더 나아가 그 당시부터 지금까지의 K팝을 보다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싶은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 점들은 모두 충족된 것 같아 만족스럽고, 김연주 편집자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의 기여로 책의 전체적인 기획, 편집 등이 잘 나와 매우 만족스럽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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