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출판사 다산북스에 따르면 이 책은 법대 교수나 법무장관도 아닌 자연인 조국이 지난 10년간의 폭풍 같았던 시간을 통과하며 온몸으로 겪은 투쟁의 시간을 담았다.
책의 제목은 그리스 신화 속 정의의 여신 '디케'에서 따왔다. 디케는 두 눈을 가린 채 한 손에는 저울을, 한 손에는 칼을 들고 서 있다. 정의가 훼손된 곳에 벌을 내리기 위함이다.
조 전 장관은 2023년 대한민국에서 작동하는 법의 논리는 피가 묻은 칼만 무지막지하게 휘두르는 폭군을 닮았다고 규정하며, 그 폭압의 정점에 검찰권을 무기 삼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루는 '신검부'가 있다고 주장한다.
조 전 장관은 책 프롤로그에서 "이렇게 현실은 험난하지만, 여전히 나는 법의 역할을 믿으려 한다. '정의의 여신' 디케는 망나니처럼 무지막지하게 칼을 휘두르는 모습이 아니라, 늘 균형과 형평을 중시하는 차분한 모습"이라며 "머지않은 시간에 주권자 시민들이 '법치'가 '검치'가 아님을 확실히 깨닫게 되리라 믿는다. 궁극에는 '법을 이용한 지배'가 아닌 '법의 지배'의 시간이 오리라 믿는다"고 말한다.
아울러 조 전 장관은 청와대 민정수석 재직 당시 당정청을 설득해 더 철저한 검찰개혁을 추진, 검찰공화국의 출현을 막지 못했던 자신의 과오를 두고 "모두 나의 가장 중대한 잘못 탓"이라고 고백한다.
"자갈밭과 진흙탕이 기다리고 있음을 직시한다"며 "더 베이고 더 찔리고 더 멍들더라도" 계속해서 나아가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앞서 지난 6월 서울대는 교원징계위원회를 열고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신분인 조 전 장관 파면을 의결했다. 그는 "월급이나 교수직을 위해서가 아니라, 시민으로서의 기본권을 지키고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파면에 불복하는 교원 소청심사를 청구한다고 밝혔다.
지난 2021년 자서전 '조국의 시간'을 시작으로 '가불 선진국'과 '조국의 법고전 산책' 등 조 전 장관의 저서는 출간과 동시에 모두 베스트셀러에 오른 바 있다.
최근 논객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유시민 전 장관은 '전 장관'이라는 정치적 명예 호칭을 떼고 '작가'로 불러지기를 원하며 다양한 분야의 책을 출간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지난 6월 말 출간한 '문과 남자의 과학공부'는 장기간 베스트셀러 톱을 유지하며 여러 매체에서 인기 작가이자 비평가, 달변가로서 영향력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조 전 장관 역시 '전 장관'이라는 굴레를 떼고 '베스트셀러 작가'로서의 자유로운 행보를 선택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