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오전 11시 10분쯤 부산 강서구 성북동 부산신항 인근 한 주유소 앞 삼거리에서 좌회전하던 1t 화물차가 직진하던 덤프 트럭과 충돌했다. 사고가 난 대형 트럭이 맞은편 차로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또 다른 트럭과 승용차, 트레일러를 잇따라 들이받으며 5중 충돌 사고로 이어졌다.
이 사고로 1t 화물차 운전자와 동승자, 건너편 덤프 트럭 운전자 등 3명이 숨졌다. 중상자 1명을 포함해 5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지면서 모두 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블랙박스 등을 통해 1t 화물차가 신호를 위반한 정황을 포착하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부산 강서구에서는 대형 화물차나 다중 추돌 등 피해가 큰 교통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명지지하차도를 달리던 화물차가 차도 구조물을 들이받고 전도돼 운전자가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3월에도 지사동의 한 도로에서 3명 추돌 사고가 나 2명이 다쳤고, 지난 6월에는 강서구 성북동에서도 트레일러끼리 충돌해 운전자가 다치는 사고도 났다.
강서서 관할 내 사고 건수는 737건으로 15개 서 가운데 7번째로 나타났다. 사고 건수에 비해 사방 비율이 유독 높은 셈이다.
경찰은 부산신항에 화물을 실어 나르는 대형 화물차가 많은 점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 대형 사고의 위험이 높다고 설명했다.
강서경찰서 관계자는 "강서구에는 신항뿐 아니라 다수의 산업단지와 공항이 위치해 기본적으로 도로에 대형 컨테이너 화물차가 많이 다니는 상황"이라며 "대형 화물차의 경우 사고가 발생했을 때 큰 피해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또 대저분기점과 가락나들목 등 고속도로와 이어지는 도로가 많아 차량 통행량이 많고, 속도도 비교적 높기 때문에 큰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는 분석도 있었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강서구는 다른 지역으로 향하는 외곽에 위치해 오가는 차량수도 많고, 비교적 차량들의 속도가 높은 편"이라며 "이에 더해 대형화물 차량도 많아 사고가 날 경우 인명피해로 이어질 위험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지역적 특성 때문에 잠재된 사고 위험이 큰 만큼, 피해를 줄이기 위한 예방조치가 필수적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강서서 관계자는 "과속이나 신호위반 등 교통 단속 장치를 선제적으로 설치하려고 하지만 관할 면적이 워낙 넓어 예산의 한계가 있다"며 "비용이 많이 드는 고정식 장치 대신 이동식 캠코더 단속 장비를 활용하거나 대형 화물차 운전자 대상 안전운전 홍보를 하는 등 도로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