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한미일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가운데, 후속 조치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미일 정상회의가 '정례화' 되면서 다음 회의가 내년 우리나라에서 개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연 한미일 정상회의는 인도·태평양 지역에 핵심적인 포괄적 협의체로서 지속성을 갖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20일 미국 워싱턴DC 인근 미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귀국했다.
다자회의 계기가 아닌 처음으로 단독으로 만난 3국 정상은 캠프 데이비드 원칙·정신, 협의 공약 등을 채택하면서 협력의 제도적 기반과 명문화를 구축했다. 이 같은 전방위적인 공조 강화는 3국 협력의 '새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미일 정상은 앞으로 정례적으로 회의를 여는 한편, 3국 각 급의 인사들이 매년 만나 협력 방안을 긴밀하게 조율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두 번째 한미일 정상회의는 내년 우리나라에서 개최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앞서 윤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캠프 데이비드에서 정상회의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다음에는 한국에서 우리 세 정상이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날 새벽 트위터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며 "다음 3국 정상회의를 주최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연합뉴스TV에 출연해 "우리로서는 다음 번에 한국이 자격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하는데, 앞으로 논의를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 5월 21일 일본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회의에서 한미일 정상이 만나 당시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의를 제안했고, 첫 회의를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연 만큼 차기 회의는 우리나라에서 개최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기는 내년 상반기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제기되지만 우리나라 총선(4월)과 미국 대선(11월) 등 각국 국내 정치 일정 등을 감안해 아직 유동적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다음에는 한미일 정상회의가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게 자연스럽다고 볼 수도 있다"며 "3국의 일정이나 상황이 있기 때문에 검토해서 확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태 지역 핵심적 포괄적 협의체로서 지속"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에서는 '캠프 데이비드 원칙'(Camp David Principles), '캠프 데이비드 정신'(Spirit of Camp David), '3자 협의에 대한 공약'(Commitment to Consult) 등 3건의 결과 문서가 채택되며 3국 협력의 지침, 비전, 실천 의지 등을 명문화했다.
조태용 실장은 연합뉴스TV에 출연해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에 대해 "앞으로 인도·태평양 지역에 핵심적인 포괄적 협의체로서 지속해서 계속될 것인데 그 점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인·태 지역의 지정학을 바꾼 8시간이라고 얘기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협력의 포괄성과 지속성이 주목된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차관보급 '한미일 인도·태평양 대화', 개발정책 공조, 글로벌 보건, 여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한미일 청소년 정상회의도 개최하기로 했다.
또한 3국은 '인도·태평양 대화'와 '해양안보협력 프레임워크'를 출범시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태평양 도서국의 개발 협력, 인도적 지원을 조율할 방침이다.
아울러 지난해 11월 프놈펜 정상회의 당시 합의한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의 실시간 공유 연내 가동과 경제안보와 관련해 각자 운영 중인 조기경보시스템을 상호 연계하는 등 후속 조치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로 3국 협력이 공고화된 만큼 이제는 한중일 정상회의 등 다른 단위 협의체가 가동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나라는 올해 한중일 정상회의 의장국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세 나라가 다시 회의를 여는 게 필요하다고 합의하면 열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를 우리가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