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의 팬들은 올 시즌 특급 유망주 엘리 데 라 크루즈의 데뷔에 크게 열광했다. 신장 196cm의 유격수 엘리 데 라 크루즈는 폭발적인 파워와 스피드를 자랑한다. 데뷔 첫 홈런은 무려 139m를 날아갔고 시속 160km가 넘는 '플래시' 송구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한 적도 있다.
류현진은 21일(한국시간) 미국 신시내티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엘리 데 라 크루즈를 상대로 베테랑 투수의 진가를 보여줬다.
류현진이 이날 던졌던 가장 느린 공은 66마일(약 시속 106km)짜리 커브였다. 66마일의 커브를 두 차례 던졌는데 모두 엘리 데 라 크루즈의 타석에서 나왔다.
하나는 그를 헛스윙 삼진으로, 그를 루킹 삼진으로 처리한 결정구로 쓰였다.
특히 5회말 승부가 백미였다. 류현진은 토론토가 홈런 5방에 힘입어 9-2로 크게 앞선 5회말 2사 1,2루에서 엘리 데 라 크루즈와 세 번째 맞대결을 펼쳤다.
류현진은 초구 시속 78마일의 체인지업을 스위치 타자인 엘리 데 라 크루즈의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에 꽂았다. 이후 높은 코스로 시속 88마일짜리 포심 패스트볼을 던졌는데 데 라 크루즈는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헛스윙 했다.
그리고 류현진은 66마일짜리 커브를 낮은 코스로 뿌렸다. 엘리 데 라 크루즈는 앞선 타석에서 같은 속도의 커브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는데도 마치 커브를 예상하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그는 공을 바라보기만 했고 공은 정확하게 스트라이크존 안으로 들어왔다.
캐나다 스포츠넷의 벤 니콜슨-스미스에 따르면 류현진은 자신의 커브에 점수를 매겨달라는 질문에 "100점"이라고 자신있게 답했다.
류현진은 신시내티의 3번 타자 엘리 데 라 크루즈를 상대하는 과정에서 단 1개의 실투도 범하지 않았다. 1회 첫 맞대결에서 포심 패스트볼 2개를 스트라이크존 낮은 코스로 던졌고 발사 속도 77마일의 약한 타구를 이끌어내며 내야 땅볼로 처리했다.
류현진은 5이닝 4피안타 1볼넷 7탈삼진 2실점(비자책) 호투로 토론토의 10-3 승리를 견인하며 시즌 2승(1패)을 수확했다.
류현진의 포심 최고 구속(약 시속 143km)은 신시내티의 선발투수 헌터 그린의 포심 평균 구속(약 시속 158km)보다 15km 정도 느렸지만 그린의 투구 패턴이 단조로웠던 반면, 류현진은 제구가 뒷받침된 다채로운 패턴으로 신시내티 타선을 압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