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청할 정도로 착한 형이었는데, A씨를 만난 이후 삶이 달라졌다."
일용직 선배의 '헤드록'에 숨진 20대가 지속적인 폭행과 갈취에 시달린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유족이 엄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18일 온라인커뮤니티에 따르면 '헤드록 사망자' 유족은 지난 7월부터 여러 차례 글을 올리며 "억울하게 살해당한 저희 형을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유족이 올린 게시물에는 지난달 8일 일산서구 탄현동의 한 주택에서 일용직 노동자 A씨가 함께 살던 후배 B씨에게 헤드록을 걸어 숨지게 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시 A씨는 구급대원에게 "힘겨루기를 하다 헤드록을 걸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유족인 B씨의 동생은 해당 사건 피의자 A씨의 '가스라이팅, 경제적 착취, 지속적인 폭행'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유족 측이 공개한 공소장에 따르면 B씨는 사망하는 순간까지 한 선배에게 전화 10여 통을 건 것으로 확인됐다. 피의자 A씨는 자신과 갈등이 있는 선배를 괴롭히기 위해 B씨에게 전화 100통을 걸 것을 지시했고, 100통을 걸지 못했다는 이유로 B씨를 마구 때렸다는 내용이다.
여기에 피의자 C씨와 D씨 또한 폭행에 가담했고 이로인해 B씨는 갈비뼈 17개 골절·등과 허벅지의 근육-피부층이 분리될 정도의 외상을 입고 사망했다.
A씨가 B씨를 지속적으로 폭행한 정황도 나왔다. B씨와 A씨는 과거 휴대전화 대리점에서 만났는데, 인근 상인들은 "(B씨가) 삐쩍 말라가지고 입도 부어있었다", "다리를 절고 다녔다", "다 아는 이야기다. 자기(A씨)가 때렸다고 했으니까"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또, 유족 측은 "일을 해도 하루 5천 원~1만 원을 뺀 나머지는 A씨가 다 가져갔다"며 "현대판 염전노예가 아니면 무엇이냐"고 호소했다. B씨와 C, D씨는 A씨의 주도 아래 건설 일용직에 종사했는데, 일이 끝나면 B씨의 일당은 A씨가 받아 가고 푼돈만 줬다는 것이다.
유족 측은 "몇 달 만에 형의 몸무게 20~30kg이 빠졌는데 (이런 일이 있었던 것이다)"며 "밥값도 숙소비도 안 주고 일을 시켰다"고 분개했다.
이어 B씨가 임원으로 올라간 정체불명의 법인 2건을 발견했다며 "이 부분은 범행에 단 1%라도 연관이 없다고 생각되나요?"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B씨의 동생은 "저희 형은 사회복지사를 하고 싶어 하는 착한 사람이었다. 멍청하다 싶을 정도로 순수한 사람이었고 돈을 많이 벌어 부모님을 편하게 해주겠다고 다짐하던 사람이었는데 A씨를 만나면서 삶이 달라졌다"며 씁쓸해했다.
그는 "형이 사망하기 전 (형에게) '이제 빠져나오고 싶다', '도와달라'고 요청이 왔고 채무를 정리한 후 부모님 식당에서 만나기로 했었다"며 "그날 새벽 피의자 A, C, D가 형을 살인한 것이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마지막으로 그는 "피의자들이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고 두 번 다시 이런 일을 할 수 없게끔 도와달라"며 국회 국민동의청원 링크를 첨부했다.
해당 청원에는 피의자들이 왜 살인 혐의로 기소되지 않았는지를 묻는 내용 등을 포함하고 있다. 현재 피의자들은 우발적으로 B씨를 때려 숨지게 했다는 '상해치사'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김씨의 청원은 100명의 사전 동의를 얻어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