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연제구청도 '직장 내 괴롭힘' 신고…"공직사회 소통 부재 심각"

"간부에게 반복적인 지시 변경·근무시간 외 지시 겪었다" 주장 나와
연제구청, 조사위원회 구성해 사실관계 확인 중
지난 3월에는 서구청에서 갑질 신고 들어와 결국 인사 조치
"위계적인 조직문화·코로나19 이후 소통 부재 심각" 지적

부산 연제구청. 부산 연제구청 제공
부산의 한 공무원이 상사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해당 구청이 진상 파악에 나섰다.

연제구청은 최근 한 부서에서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접수돼 조사 위원회를 꾸려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연제구청과 전국공무원노조 부산본부 등에 따르면 구청 공무원 A씨는 지난 6월 말 상급자인 계장급 공무원으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했다며 내부 갑질 피해 신고 센터에 이를 알렸다.

A씨는 약식 조사에서 작성한 진술서에서 지난 1년 동안 상사로부터 반복적인 지시 변경, 수차례 업무 수정 요청, 근무시간 외 지시 등을 겪었고, 그 결과 호흡곤란, 공황장애 증상이 생겼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접수한 구청은 조사단을 꾸려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객관적인 조사를 위해 조사단에는 노무사, 인권전문가 등 4명의 외부 인사도 포함됐다.

연제구청 기획감사실 관계자는 "지난달 말부터 조사위원회를 열어 현재 신고인 조사를 진행했고, 참고인과 피신고인 조사 등도 예정된 상황"이면서 "결론은 이달 말쯤 낼 수 있을 것 같다. 사실관계를 확인해봐야겠지만, 내부적으로 업무 행태에 있어 소통 부재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공직사회 내부에서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부산 서구청 소속 공무원이 부서장으로부터 갑질을 장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내부 조사가 진행됐고, 결국 구청이 부산시 인사위원회에 징계를 요구했다.

당시 서구청 소속 과장급 공무원은 같은 부서 직원들에게 폭언 등 비인격적인 대우를 하는가 하면, 업무 범위를 넘어서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드러나 경징계를 받고 지난달 초 타 지자체로 분리 조치됐다.

공직사회 내부에서는 고질적인 문제인 위계적인 조직문화와 코로나19 이후 심화된 구성원 간 소통 부재 등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공무원 B씨는 "공직사회 내부적으로 수평화된 관계를 유지하라는 기조가 있음에도 여전히 조직 문화가 수직적이고 경직된 상태"라며 "코로나19로 인한 소통 부재 문제도 쌓여 있다가 이제서야 여러 지자체에서 문제가 터져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국공무원노조 부산지역본부 추승진 정책부장은 "상명하복식 체계가 있는 공직사회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 방지를 위한 보호 조치는커녕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인지조차 어렵다"며 "문제가 불거져도 해당 지자체 내부에서 조사하다 보니 공정성 문제가 불거지거나 책임 소재도 명확하지 않아 시가 조사하는 등 좀 더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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