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를 지원하기로 했다. 미국이 러시아와 확전 위험 우려 때문에 미뤄왔던 F-16 전투기를 지원하기로 함에 따라 전세를 변화시킬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17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덴마크와 네덜란드에 F-16 전투기의 우크라이나 제공을 승인한다는 서한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덴마크와 네덜란드가 우크라 조종사를 상대로 진행하는 F-16 훈련을 마치는 시점에서 우크라에 F-16을 이전할 경우 이를 승인하기로 했다.
국제 사회에서는 일반적으로 고급 무기를 다른 국가에 수출할 때 기술 보안 등을 이유로 엄격한 규제를 적용한다. F-16 같은 장비를 수입한 국가는 조종 훈련이나 무기 자체를 제3국에 이전하려면 최초 제작국인 미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블링컨 장관은 로이터 통신이 입수한 서한 사본에서 각국의 확답 요청에 "F-16 전투기의 우크라이나 이전에 대한 미국의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격을 갖춘 F-16 교관이 우크라이나 조종사를 훈련하는 데 대해서도 거듭 지지 의사를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계속되는 침략과 자주권 침해에 맞서 자국을 방어할 능력을 갖추는 것은 여전히 상당히 중요하다"며 "F-16의 제3국 이전 승인에 따라 우크라이나는 첫 조종사 집단이 훈련을 마치는 즉시 새로운 군사 역량(F-16)을 완전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크라이나는 대반격에 나서면서 러시아의 두터운 방어선을 뚫기 위해 제공권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특히 우크라이나는 이미 수천대가 생산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에 재고가 많기 때문에 신속하게 받을 수 있는 F-16에 주목했다. 그러나 미국은 러시아를 추가 자극하지 않기 위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여왔다.
바이든 행정부가 이번에 F-16 제공을 승인했지만 실제로 언제 전투에 투입될지는 불투명하다. 유리 이흐나트 우크라이나 공군 대변인은 전날 현지 방송에 출연해 훈련 일정 등을 거론하며 연내 F-16을 지원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내년에 F-16이 제공되더라도 '게임체인저'까지는 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로이터는 미국 관리들의 비공식적 의견을 전제로 현재 전황과 러시아의 방공 시스템을 고려할 때 F-16 전투기가 내년에 투입돼도 우크라이나의 반격을 획기적으로 도울 게임체인저가 될 수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