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문화재단과 홍우주사회적협동조합은 다음달 3일까지 경춘선숲길 갤러리에서 이우영 작가를 추모하는 특별 기획전 '이우영 1972-2023 : 매일, 내 일 검정고무신'을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인기 만화 '검정고무신'을 그린 이우영 작가는 캐릭터 업체 형설앤(대표 장진혁)과의 수년에 걸친 저작권 분쟁과 손해배상 청구 압박에 지난 3월 안타깝게도 우리 곁을 떠났다.
작품에 함께 참여한 동생 이우진 작가를 중심으로 '이우영 작가 사건 대책위원회'와 만화계 단체, 정치권 등이 나서 불공정 계약에 대한 대책을 촉구한 끝에 지난 7월 한국저작권협회는 '검정고무신'에 대한 출판사의 권리가 부당하다며 검정고무신 캐릭터 9종에 대한 저작권 직권 말소 처분을 내렸다. 문화체육관광부도 불공정행위로 시정 명령을 내렸으나 아직 관련 소송은 진행되고 있다.
이번 추모 특별전은 이우영 작가의 일생을 재조명한다.
1972년생인 이 작가는 공주대 만화예술학과를 중퇴한 뒤 1992년 만화 '검정고무신'으로 만화계에 데뷔했다. 1992~2006년 '소년챔프'에 연재된 '검정고무신'은 1960년대 서울을 배경으로 국민학생(현 초등학생) 기영이, 중학생 기철이와 그 가족들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린 만화다. 이우영·이우진 작가가 그림을 그리고, 이영일 작가가 글을 썼다.
당시 최장수 연재 기록을 세웠고, 45권짜리 단행본이 출간됐다. 애니메이션도 제작됐으며 캐릭터 사업으로도 이어졌다.
개막일인 18일 오후 5시 유가족, 동생이자 공동 창작자인 이우진 작가와 제자, 팬들이 모두 모이는 특별한 자리가 마련된다.
전시는 '검정고무신'과 관련된 이우영의 작품과 자료, 인터뷰 영상, 창작곡 등 다양한 시청각 매체로 구성된다. 이를 통해 '검정고무신' 팬들이 갑작스럽게 우리 곁을 떠난 이 작가의 삶을 돌아보고 함께 추억할 수 있다.
대표작인 '검정고무신'도 빠질 수 없다. '검정고무신'은 할아버지와 손주가 함께 본다고 할 만큼 세대를 아우르는 소재로 오랫동안 대중에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전시에서는 '검정고무신' 원화와 단행본 초판을 볼 수 있다. 한국 만화사에 큰 획을 그었던 만큼 '이우영과 검정고무신' 연표에서는 그동안 창작 활동의 발자취가 담겼다.
특별 체험 프로그램에서는 '검정고무신'의 공동 창작자인 이우진 작가와 함께 '검정고무신' 캐릭터 페이퍼 토이를 제작해 본다. 상시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캐릭터 드로잉 체험도 할 수 있다.
오는 9월 '예술인의 지위와 권리의 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 1주년을 맞아 노원문화재단은 이번 추모 전시를 통해 사각지대에 있던 예술인의 권리와 저작권에 대해 조명하고, 올바른 저작권 문화에 대해 알린다.
노원문화재단 강원재 이사장은 "문화예술인을 지원하는 기관의 단체장으로서 고 이우영 작가의 별세에 많은 책임감을 느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구민들께서 '검정고무신'의 추억에 잠기는 것은 물론 문화예술의 사회적 역할과 창작자의 권리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