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오늘은 안녕하신가요?
최근 한 초등교사 극단적 선택에 동료 교사들과 시민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졌지만 그의 안타까운 사연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 있다. 교권과 학생인권, 부모의 참여를 두고 사회적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책 '선생님, 오늘은 안녕하신가요?'는 교사로 살아가기 힘든 요즘, 두 교사의 다양한 경험과 극복기를 통해 교직생활 생존기를 담아낸 이야기다.
학생들도 세대가 다르듯 교사들도 각자 세대가 다르다. 교사 경력 10년을 넘지 않는 열정 넘치는 교사와 10년을 넘어 성숙기로 넘어간 교사의 시선은 늘 교실에 있지만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로 활동하고 해시태그로 수업 아이디어를 공유하거나 유튜브 제작과 출연도 할 정도로 다방면에서 세대 공감형 교사로 활약 중이다.
책은 두 교사가 선망의 대상인 '신입 교사' 생활부터 프로 교사 되기, 교실 밖에 넘치는 교사업무, 에너지 넘치는 학생들과의 투닥거림과 이해, 학부모 민원 처리 이야기를 비롯해 입시에 몰입하는 대한민국의 교육 환경에 대해서도 생각해볼거리들을 던진다.
두 교사는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의 새로운 흐름도 전한다. 집-학교를 오가는데 멈추지 않고 다양한 취미활동으로 활력을 얻고,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와 친숙해지고, 세상 변화에 맞는 전문성을 갖춘 교사로 성장하는 방법들에 대해서도 이야기 한다.
신영환·기나현 지음ㅣ메이드인ㅣ264쪽
선생 박주정과 707명의 아이들
비좁은 10평짜리 아파트에 살던 실업계 고교 교사 박주정은 어느 날 그의 집에 찾아온 '문제학생'이라 불리던 8명의 아이들을 쫓아내지 않고 받아들인다. 아내는 매일 8개의 도시락을 싸야 했다. 아이들은 방과 후 매일 밤 찾아와 저자와 함께 자고 먹고 공부하면서 전교 1~7등까지 석권하며 어느덧 대학에 가고 싶다는 희망을 품기 시작한다.
그렇게 관심과 보살핌이 고팠던 아이들은 10년 사이 707명으로 늘어나고 초보 교사와 아내는 고생을 모르고 아이들을 응원한다.
비좁은 아파트가 공동학습장이 되어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찾지 않는 아이들의 울타리가 되어 준다. 책은 청년교사 박주정과 상처를 품고 마음의 문을 꽉 닫았던 아이들이 함께 동고동락하며 성장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즈음 빨간 프라이드가 한 식구가 되었다. 차가 없으면 학생들의 등하교가 불가능했다. 아침에 깨워 밥을 먹이고, 도시락을 준비해서 빨간 프라이드에 태워 학교로 두 번 왕복했다. 하도 힘이 들어서 어느 날은 여덟 명의 학생을 한꺼번에 태웠다. 좌석에 여섯 명, 뒤 트렁크에 두 명이 탔다. 차가 퉁퉁 튀니까 트렁크에 탄 아이들이 아프다고 악을 썼다. 그 후로는 네 명을 먼저 태워 등교시키고, 다시 용전 집으로 돌아와 나머지 네 명과 함께 출근했다." -책 '빨간 프라이드' 중에서
시간이 흘러 저자는 교육청 생활지도 장학사가 되었다. 학교로 돌아오지 못하고 중도탈락한 학생들에 대한 안타까움은 국내 최초 학교부적응 학생을 위한 학교 '금란교실'과 대안학교인 '용연학교'와 '돈보스코학교' 설립으로 이어졌다.
저자는 서문에서 "나는 많이 울었다. 어려운 학생들을 보면 나도 함께 아프고 힘들었기 때문이다. 아파서 울었지만 울어서 아프기도 했다"며 "10년 세월을 함께했던 '707'의 아픔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이들은 중장년이 되었지만 새로운 아이들과 함께하는 나의 동행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해인 수녀는 추천사에서 "지난 수십 년간 '당연한 의무인 양' 실행해온 헌신적인 일들은 읽는 이에게 감동을 넘어 부끄러움을 느끼게 한다"며 "지금 여기 나부터 늦지 않게 마음을 내어 무언가 좋은 일을 시작하고 싶게 만드는 책"이라고 말했다.
책은 박주정 광주 진남중학교 교장이 초보 교사 시절 겪었던 이야기를 담았다. 그의 사연은 CBS '새롭게 하소서'와 '세바시'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고 그와 아이들을 응원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박주정 지음ㅣ김영사ㅣ33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