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의 희생자를 낸 충북 오송 지하차도 참사의 생존자들이 참사 발생 한 달 만에 당시의 참혹한 현장 상황을 직접 증언하고 나섰다.
온전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바람과 함께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거듭 촉구했다.
오송 참사 부상자와 탈출자 11명은 16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참사 발생 한 달 만에 참사 현장의 차량 블랙박스 영상과 119신고 녹취 음성 등을 공개했다.
전체 17분 가량의 편집된 영상에는 당시 생사의 갈림길에 있었던 희생자와 생존자들의 참혹한 상황이 고스란히 담겼다.
영상에 담기지는 않았지만 버스 손잡이에 매달려 울부짖던 승객, 승용차 안에서 겨우 몸을 빼냈지만 물살에 휩쓸린 운전자, 지하차도 구조물에 의지해 함께 필사의 탈출을 시도하다 끝내 물속으로 사라진 희생자까지.
생존자이자 참사 현장의 목격자였던 이들은 죄책감에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호소했다.
한 생존자는 "우리는 함께 탑승했던 동료를 살리지 못하고 같이 고립됐던 생명을 살리지 못한 죄책감으로 하루하루를 숨죽여 살아가고 있다"며 "자력으로 간신히 살아남았지만 엄청난 트라우마로 당시 기억을 떠올릴 수조차 없는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생존자들은 피해 회복의 첫 걸음은 관련자들에 대한 엄벌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또다른 생존자는 "우리가 왜 고통의 감정을 느껴야 하는지 유책기관에 묻고 싶다"며 "일상으로 회복하기 위한 첫 단추는 최고 책임자를 포함한 관련 책임자들의 엄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따라 이들은 이날 생존자협의회를 구성하고 김영환 충청북도지사와 이범석 청주시장, 이상래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장창훈 충북소방본부 본부장 직무대리, 김교태 충북경찰청장, 정희영 흥덕경찰서장 등 6명을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또 일상으로 복귀에 필요한 지원과 재난 담당 공무원 근무환경 개선 등 재발방지 대책, 수사 과정 공유 등도 요구했다.
생존자협의회 관계자는 "생존자들은 피해자로서 온전하게 일상으로 돌아갈 권리를 보장받고 싶다"며 "책임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재발방지 대책까지 꼬르자르기 없이 제대로 이뤄지질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