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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 변재원>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박재홍> 진 교수님과 김 소장님 인사나눠주시고.
◆ 김성회> 안녕하세요.
◆ 변재원> 안녕하세요.
◆ 진중권> 뜻깊습니다. 인권운동가로 위장한 공산전체주의자를 이 자리에 모셨습니다, 오늘.
◆ 변재원> 제가 오늘 뜻깊은 날에 온 것 같습니다.
◇ 박재홍> 반국가 세력. 반국가 세력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 변재원> 아니기를 바랍니다.
◇ 박재홍>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서 500일 동안 활동을 하셨던 거네요.
◆ 변재원> 그렇죠. 2020년부터 2021년까지 한 건데요. 그 앞뒤 달을 조금 자르고 보니까 500일 되더라고요. 쉽게 생각하시면 코로나 시기 한참 유행할 때 활동했다고 생각하시면 좋고요. 지금은 또 아니고요. 지금은 그냥 소수자 정책을 연구하고 글을 쓰면서 서울대에서 논문을 쓰고 있는 착한 사람으로, 착한 장애인으로 살고 있습니다.
◆ 진중권> 착한 공산전체주의 세력.
◆ 변재원> 착한, 그렇게 가시죠.
◆ 김성회> 이전에는 과거에 대해서 반성하지 않으면 적폐라는 타이틀을 못 벗는 거 아닙니까? 카르텔인가?
◆ 변재원> 이제 슬슬 그 얘기 하나씩 해 보겠습니다. 청문회 같네요. 땀이 나네요.
◇ 박재홍> 얘기. 이분은 적대 세력 아니기 때문에.
◆ 진중권> 대통령을 대신해서 제가.
◇ 박재홍> 우리 작가님도 장애를 갖고 계시는데 신체장애를 어떻게 갖게 되신 거죠?
◆ 변재원> 그렇죠. 그런 게 궁금한데, 물어보기 어렵기도 하죠. 제 얘기를 하자면 저는 생후 100일 때 의료사고를 당했고요. 그래서 척수공동증이라는 게 생겼는데, 이게 쉽게 생각하면 약이 잘못 투여돼서 척수에 구멍이 생긴 겁니다. 척수는 이렇게 신경을 관할하는 기관인데 거기에 이제 구멍이 생기면 마비가 오게 되죠. 그러면서 신경이 마비가 되면 다리를 절거나 걷는 데 어려움이 생기는 이제 그렇게 생각하시면 딱 제 장애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런데 이제 우리 작가님의 이력을 좀 소개를 해 드리면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받으시고 또 서울대학교 석사 그리고 구글코리아 재직 경험 등 뭐랄까요, 이력이 굉장히 화려하시다라는 평가를 좀 받으실 것 같아요. 그런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어떻게 활동하게 되셨습니까?
◆ 변재원> 그렇죠. 이게 참 저도 말하면 어려운데요. 대충 정리를 하자면 이런 것 같습니다. 제가 19년도에 석사학위 논문을 쓰는데, 그 당시에 연구 주제가 저는 행정학과인데요. 아니, 국가공무원이건 인허가 규제 담당자건 장애인이 쓰기 어려운 건물을 짓겠다라고 나선 사람이 한 명도 없지만 결과적으로는 다 그렇게 지어지는 거예요. 이게 대체 왜 이렇게 발생하나 얘기를 듣다가 이제 민원인 대상 측으로 만났던 게 박경석 대표입니다. 지금 전장연에서, 청취자 여러분들은 흰머리에 장비 같은 몸집 이렇게 생각하시면 되는데.
◆ 진중권> 휠체어 타고.
◆ 변재원> 휠체어 타고, 그렇죠. 그분을 딱 만나서 이제 우여곡절이 이따가 좀 더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한마디로 쉽게 말씀드리면 설득당한 거죠.
◇ 박재홍> 설득당했다?
◆ 변재원> 맞습니다.
◇ 박재홍> 그랬군요. 그러니까 원래 첫 만남은 작가님이 석사 학위를 위한 인터뷰 차원으로 만나셨다가 나중에 활동가 제안을 받는 전화를 받게 되시고.
◆ 진중권> 대통령 말로 하면 포섭당한 거죠.
◆ 변재원> 그렇죠. 포섭인지 이게 동원인지.
◇ 박재홍> 진 작가님이 경축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요. 이해해 주십시오, 오늘 너무 강렬한 경축사 때문에. 활동 제안을 받고 작가님이 나중에 다시 한 번 전화했더니 박경석 대표가 '그럼 활동하게?'라고 답을 하셨더군요.
◆ 변재원> 그게 이제 전반적인 배경을 좀 말씀드리면 저는 학생운동을 배우지도 않았고 이렇게 정치적으로 관심이 있었던 것도 아니기 때문에, 그러니까 쉽게 생각하면 연구 참여자가 같이 활동하자라고 얘기했을 때 제 마음속에 생긴 두려움은 두 가지인데요. 첫 번째는 이거 심리적으로 감당이 될까. 그다음에 두 번째는 내 커리어가 이거 끝날 것 같은데. 이 고민들이 굉장히 컸죠. 그런데 이제 그 아까 설득이라는 두 글자는 조금 풀어서 말하자면 이건데요. 하나는 박경석 대표가 '왜 이렇게 당신은 계단과 싸웁니까'라고 물었을 때 '나는 계단이 아니라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싸우고 있다'라는 표현이 하나가 있었고요. 그리고 이제 두 번째는, 두 번째로 만났을 때예요. 그런데 이제 그 당시에 박경석 대표가 '너는 잘나서 잘 모를 수도 있지만 나는 지금 우리 사회의 침전물들과 같이 있다. 우리는 적어도 침전물 취급을 받고 있지만 나는 너와 같이 하고 싶다'라고 이제 제안을 해 주신 거예요. 그래서 그 이야기들을 듣고 나니까 제가 일단 들었던 생각은 좀 부끄러움이랑 오만 약간 이런 것들이 좀 커서 우여곡절 끝에 제가 박경석 대표를 역으로 좀 면접을 보고, 내가 당신을 믿어도 되겠는지. 그러니까 이게 좀 일반적인 취업의 경로는 아닌 것 같지만요. 그리고 나서 힘을 좀 모아보자 해서 함께 활동을 하게 됐습니다.
◇ 박재홍> 그리고 박경석 대표가 1984년 9월 20일자 조선일보 기사를 하나 보여주셨다고 하는데.
◆ 변재원> 맞아요. 그 당시 조선일보 기사가 어떤 내용이었냐면요. 이제 서울시장 앞으로 마지막으로 보낸 유서의 내용인데 '장애인이 도대체 갈 수 있는 식당이 어디이고 내가 이 횡단보도를 건널 때 지나가는 행인의 바지춤 잡지 않고 건널 수 있는 날은 언제 올 것인지'. 그래서 그것도 다시 좀 요약을 해 보자면 계단에서 굴러서 사망한 것이 아니라 계단을 오르지 못해서 자결한 장애인의 사연을 이제 박경석 대표가 당시 저한테 보여줬죠. 이게 한국 사회의 장애인의 삶이고 지금도 이렇게 가고 있다, 이 얘기를 하려고요.
◇ 박재홍> 그래서 아까 박경석 대표 침전물이라는 표현도 하셨다고 하는데 비장애중심주의로 구성된 사회 균열을 내는 것. 그 말에 마음이 움직이셔서 이제 활동을 하셨던 거네요?
◆ 변재원> 그러니까 비장애중심주의적 사회에 균열을 낸다, 이러니까 진짜 공산전체주의 같은 어려운 말 같은데 조금 요약해 보자면 이런 건데 어디서나 교육받을 수 있고 어디나 이동할 수 있고 어디서나 일할 수 있고 어디서나 사랑할 수 있는 것. 나는 그 세계를 꿈꾼다, 그 표현이 아마 좀 어렵게 쓴다면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닌가 그때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 박재홍> "장애시민 불복종"이라는 책도 냈습니다마는 최근에 이제 사실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출근길 지하철, 버스 탑승시위를 보면서 일각에서는 꼭 장애인의 권리를 비장애인의 권리를 포기시키고, 이를테면 출근시간 지연이라든지 이런 것을 해야 되느냐 이런 질문을 많이 받으시고 토론도 많이 보셨죠? 작가님 어떤 입장이세요?
◆ 변재원> 제가 한 2, 3년 전에 이제 CBS 모 프로그램, 아침 프로그램에 나와서 그때 얘기했었는데요. 사실 시민 여러분들 덕분에 지금 여기까지 이동권이나 접근성이 온 게 많거든요. 장애인들끼리 정치인에게 가서 엘리베이터나 저상버스를 설치해 달라고 했을 때는 정치인이 움직이지 않지만 이제 비장애인 시민이 함께 외칠 때, 그 목소리가 위로 향할 때 그것이 이제 의제화가 되는 일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이게 비장애인의 권리와 장애인의 권리의 갈등의 문제인가가 조금 고민이 있어요. 무엇이냐 하면, 저는 그 책에 뭐라고 썼냐 하면 최저선의 최전선을 지키는 것이 장애 운동이라고 썼는데, 장애운동이 장애인들을 위한 운동이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가령 이동권을 예로 들자면 한 세 가지를 예로 들면 좋을 것 같은데, 첫 번째는 제가 이제 서대문에 있는 언덕배기 동네에 사는데요, 돈이 많이 없으니까. 가려면 마을버스를 타고 가야 되는데, 오전 10시쯤 되면 할머니들이 마을버스를 타는 모습이 굉장히 위태로워요. 이게 계단을 세 걸음 올라간다는 것이 관절염이 있는 분들께는 굉장히 위험하거든요. 그런데 그 이동권을 만약에 장애인이 바꿔달라고 외친다면 이제 그것을 그 권리를 누리는 것이 장애인이냐 아니면 이제 노령자냐 하면 저는 노령자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같이 누리는 거죠, 공공재이기 때문에. 두 번째는 요즘 잼버리 때문에 저희 동네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데요. 잼버리 친구들이 이제 그 외국인분들이 유커분들도 들어오신다고 하지만. 굉장히 무거운 가방을 끌고 다닐 때 서울역을 한번 가보시면 엘리베이터 앞에 줄을 쭉 서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쓰는 엘리베이터라는 건 장애인이 외치는 건 맞습니다마는 '그 엘리베이터를 관광객이 사용하는 걸까요, 장애인이 사용하는 걸까요'라고 물었을 때 대답이 좀 달라질 수 있죠. 유아차 문제, 이 저출생 문제도 마찬가지인 겁니다. 그래서 저는 이 권리가 장애인이 이야기하는 건 맞죠. 하지만 그 장애인이 이야기하는 것은 그 생애의 평생 그 소외당한 경험 때문에 그리고 정치적 무관심과 정책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그 무의사 결정에 지친 나머지 이야기하는 것이지 이것이 장애인의 호주머니에 넣어달라라는 이야기보다는 국가의 공공재가 이제는 더 이상 미뤄질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이야기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행위자는 장애인이 맞습니다. 그렇지만 그 의제는 모든 시민이 나누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사실상 장애인 투쟁 역시 노약자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그런 공공재적 성격이다라는 말씀인 것 같고. 그런데 최근에 또 이런 시각들이 발달장애인 교육 문제로 번졌죠. 웹툰 작가인 주호민 씨가 발달장애를 가진 아들의 교사에 갑질을 했다라는 문제로 논란이 휩싸였고 최근에는 자신의 아들이 왕의 DNA를 가졌다라고 하면서 담임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했던 교육부 사무관도 지탄을 받고 있는데 최근에 주요 뉴스들은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 변재원> 이거 좀 진짜 어려운 문제예요. 그러니까 왜 그러냐면 제가 이걸 왜 어렵다고 말하냐면 대답이 어려운 게 아니라 층위를 좀 나눠서 봐야 돼서 좀 어려운 거예요. 그러니까 좀 천천히 해 보겠습니다. 뭐냐 하면 저는 행정학 전문가니까 만약에 이걸 정책을 분석한다고 치면 우리가 사람과 사람의 마음의 문제를 다뤄야 되고요. 그리고 사람과 사람이 모인 조직의 문제를 다뤄야 되고요. 그리고 사람과 사람이 결정한 정책의 체계의 문제를 다뤄야 돼요. 그러니까 이 세 가지가 섞여 있는 거예요. 마음과 조직의 체계, 이렇게 좀 묶여 있는데, 예컨대 주호민 작가 사태 같은 경우는 이제 아드님께서, 아마 아드님으로 추정이 되는데 아드님께서 이제 바지를 내린 것. 그 문제인 거잖아요. 그리고 나서 그걸 본 학급 친구가 당황을 했고 특수교사가 조치를 취한 그 문제잖아요. 그럼 여기서 일단 우리가 먼저 짚고 넘어가야 되는 건 마음과 마음의 문제에 있어서 누구도 상처가 없었냐. 누구도 일방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문제냐 하면 그건 아니란 말이에요. 무슨 말이냐면 비장애 학생의 부모에게도 마음의 상처가 있고 학생에게도 상처가 있어요. 하지만 그것이 신경생리학적으로 어려움을 가진 어려운 행동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발달장애인과 그 부모님에게도 상처가 있는 거예요. 가령 류승연 작가님 발달장애인 부모님이신데요. 그분이 쓴 칼럼에 이런 내용이 있어요. 내 자녀가 이제 바지를 내렸던 적이 있는데 그것은 '헤헤, 내 성기 봐라'라는 뜻이라기보다는 화장실을 가고 싶다는 표현을 하는 데 있어서 발달장애인이 어려움을 가질 때 그렇게 표현했다는 거죠. 그러니까 우리는 그것을 체면이라는 단어로 표현하지만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굉장히 어려운 문제일 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이 마음이 상처받은 문제에 대해서는 저는 분명히 이제 조치가 필요하고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케어할 수 있도록 국가가 나서야 된다고 봐요. 그런데 해결책이 좀 이상하게 가는 건 있어요. 뭐냐 하면 마음과 마음이 상처를 받은 문제에 있어서 경기도교육감 같은 경우는 갑자기 이런 얘기를 합니다. '말 잘했다. 특수교사들이 똥, 오줌 치우는 것까지 하는데 이게 말이 되냐. 이제부터 장애인은 특수학교에 따로 다니고 비장애인들은 학교에서 안전하게 배워라'. 이렇게 가버리면 조직의 문제라는 어떤 중위층 그러니까 디테일의 문제가 빠진 채로 갑자기 마치 이념의 문제처럼 됩니다. 장애인은 특수학교, 비장애인은 일반학교 이렇게 가는 거죠. 그런데 저는 이게 맞지 않다고 봐요. 오히려 장애를 갖고 계신 자녀를 갖고 있는 학부모분들이 외치는 말이 저는 조금 더 우리 같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는데요. 예컨대 특수교사에게 그 노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실무사를 조금 더 붙여주고 그리고 그 마음과 마음이 부딪히는 어려운 행동이 발생했을 때 즉각적인 분리조치를 하고 어떻게 이 트라우마를 갖지 않도록 아이들에게 심리적인 지원을 할 것인지 등을 교육청이 이야기해야지 갑자기 '말 잘했다, 장애인은 이제부터 학교 오지 말고 다른 데 가서 공부해, 비장애인들끼리 공부해'하고 가버리면 저는 그냥 한마디로 요약하건대 이건 좀 정치인의 나태함의 문제가 아닌가. 저는 시민분들은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고 보거든요. 왜냐하면 이게 이 디테일을 다 따라가기가 어려우니까. 하지만 정책 결정자는 그렇게 이야기해서는 안 되는 거죠. 그래서 좀 그렇게 생각해 봐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김성회> 그러니까 외국의 제가 아는 사람은 미국이니까요. 미국에서 아이들 에니메이션을 봐도 그렇고 드라마를 봐도 그렇고 항상 장애인 친구가 등장합니다. 인종 간의 다양성을 포함해서 우리가 사는 사회는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사는 곳이다라는 것을 어렸을 때부터 가르치거든요. 그리고 그게 자연스럽게 배워가는 과정인 건데 지금 이제 정책이 역진을 해서 여기까지 다루면 다 나눠야 된다라는 식으로 정책으로 가는 건 21세기에는 맞지 않는 정책인 거죠.
◆ 진중권> 주호민 작가 같은 경우는 사실은 그러니까 그렇거든요. 양쪽 다 상처를 받는데 한쪽을 악마화하잖아요. 이쪽을 악마화하고 저런 일이 있다 그러면 저쪽을 악마화하고. 주호민 작가 같은 경우도 얘기를 들어보니까 다니는 학교에 또 다른 학부모들이 또 반대하고 장애인이 거기 다니는 걸 반대하고 막 이런 일들을 겪기도 하고 그랬다고 그러더라고요.
◆ 변재원> 말씀을 잘하셨는데요. 저는 그래서 정치가 왜 필요하냐고 생각하냐면 그걸 중재하라고 만든 게 우리가 굳이 이 선거민주주의 사회에서 정치인 뽑는 거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거든요. 그러니까 비장애인 학부모님들은 저는 만약에 자기 자녀를 지키기 위해서 장애인이 안 왔으면 좋겠다 저는 얘기할 수도 있다고 봐요. 그런데 그 이야기가 정책으로 결정되는 건 다른 얘기인 거예요, 층위가. 그런데 그게 정책으로 연결되는 걸 방관하는 건 정치인이거든요. 그래서 그 주호민 작가 같은 경우도 기사나 심층적으로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특수교사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많은 아이들이 있었고 그리고 분반이 필요한데도 그 분반이 진행되지 않았던 사안들 그러니까 정책적 사각지대들이 여실히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것들은 다 생략하고 갑자기 나오는 결론은 자, 좋아. 장애인은 앞으로 특수학교 가. 비장애인 너희들끼리 공부해라고 가는 것이 이게 조금 맞는 건가 이런 생각이 맞는 게…
◇ 박재홍> 세계적인 추세도 분리가 아니라 함께 통합교육이죠?
◆ 변재원> 절대 아니죠. 그래서 사실 분리할 것이냐 통합할 것이냐라는 그논쟁이 어떤 의미에서는 굉장히 이분법적이고 그 이야기만으로는 담아낼 수 없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만약에라도 그럼 특수학교 다 없애야 되냐? 그런 건 아니죠. 그런 건 아니고. 자꾸 모 아니면 도로 갈 것이 아니라 특수학교라는 것은 특수학교가 필요한 학생들이 일시적으로 머물 수 있는 어떤 교육체계로는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하는 것이 무엇이냐라고 묻는다면 세계적 추세에 맞게 통합교육으로 가야 되는 거죠.
◆ 진중권> 정말 화가 나는 게 그러니까 진상 학부모들도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다른 건 몰라도 강서구에 그 특수학교 짓는다고 했을 때.
◇ 박재홍> 어머님들이 무릎 꿇고 호소한 일이 있었죠.
◆ 진중권> 어머님들이 무릎 꿇고 그랬었잖아요. 나는 그 주민들이 이해가 안 가거든요. 자기 애들이 보고 있을 거 아니야. 그런데 자기가 장애를 차별하는 사람이라는 그 가해 장면을 애한테 교육을 시키는 거잖아. 아이도 그걸 보고 자라는 거 아니에요. 그래서 그 부모랑 똑같은 괴물이 되는 거 아닙니까? 그걸 보면 너무 가슴이 아픈데. 그냥 학부모들이 일반적으로 가질 수 있는 민원 중의 하나라고 쉽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 변재원> 그게 사실 그것도 좀 배경이 있어요. 그러니까 뭐냐 하면 강서구도 이게 원래 어떻게 된 거냐 하면 그러니까 거기다가 원래는 특수학교를 짓기로 했어요. 그런데 중간에 온 정치인이 제가 만능정치론을 얘기하니까 좀 지루하실 수도 있지만 그런데 사실만 얘기하자면 정치인이 갑자기 거기다 메디컬특구를 약속합니다. 그러니까 땅은 하나인데 두 개의 약속을 합니다. 그러면 지역 주민들은 갈팡질팡 안 합니다. 왜냐하면 메디컬특구가 더 좋은 거니까. 그러니까 여기에 뭔가 병원이 더 멋진 게 들어오는 게 좋죠, 한방병원이 됐건. 그러면 결국 강서구에서 그 오랫동안 정치인의 공약을 기다렸던 부모님들은 갑자기 갈 곳이 없어지는 거죠. 그런데 여기서 이제 무릎을 꿇고 호소하는 과정에서 갑자기 이제 다른 학부모님들이 여기다 특수학교가 생기면 이거 우리 집값 떨어진다 이 얘기로 갑자기 번져가는 게 저는 굉장히 좀 사회 혐오의 한 양상 아닌가 싶고 요즘 "콘크리트 유토피아"라는 영화가 유행하는데 좀 그 장면들 많이 생각나지 않을까. 우리 사회가 그렇게 '황궁아파트'처럼 가야 되는 건 아니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들어요.
◇ 박재홍> "장애시민 불복종"의 저자인 변재원 작가 만나보고 있는데요. 책 얘기를 좀 해 보겠습니다. 이제 책 얘기를 너무 안 해서. 책에 이제 우리 작가님 소개를 '싸움 꽤나 잘하는 작가', 이렇게 쓰셨어요.
◆ 변재원> 무슨 말이냐면 제가 이제 대학을 다닐 때 교류대학에 갔는데 정치철학 수업을 너무 듣고 싶은 거예요. 딱 갔는데 이게 4층에 수업이 있어서 못 올라가겠더라고요. 그래서 오리엔테이션을 듣고 엘리베이터가 있는 강의실로 바꿔달라라고 했을 때 이제 학교가 반으로 쪼개졌는데 첫 번째는 재학생도 아닌 교류학생이 어디서 학교에 감 내놔라 배 내놔라 파가 있었고 두 번째는 장애인의 편의 지원은 맞다. 그래서 결국 이렇게 부딪히다가 저는 민망한 나머지 그만뒀지만.
◇ 박재홍> 학점교류하는 대학이었군요. 한예종과.
◆ 변재원> 그렇죠. 학점교류. 일종의 교환학생 같은 거죠. 그런데 제 성격을 참지 못하고 대자보를 붙이고 나왔죠. 어떤 장애 학생이 와도 학교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해야 된다. 이제 그 뒤로 학교에서 수업을 매칭할 때는 장애 학생이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하고 장애 학생이 접근 가능한 강의실을 만들어주는 그런 과정들을 거치면서 사실 지금은 이제 장애 학생분들 많이 수업 듣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생각했을 때 저는 개인적으로는 싸움을 못 하는 것 같지는 않다, 이런 생각도 했던 것 같은데.
◆ 김성회> 그래서 그 강사님이 난생 처음 엘리베이터가 있는 신식 건물에서 강의를 하게 돼서 감사를 표시하셨다면서요.
◆ 변재원> 맞아요. 이게 그 비하인드 스토리인데. 제가 두 번째 들었던 미학수업이었어요.
◇ 박재홍> 미학.
◆ 변재원> 그런데 미학 강사님은 인문관 외에 신식 건물을 가본 적 없는데, 저한테 와서 '경영학과에서 쓰는 건물을, 내가 덕분에 여기서 교육을 해 본다. 여기는 에어컨도 시원하고 엘리베이터도 있다'.
◇ 박재홍> 미학과 강사의 현실을 가장 잘 아는 진 교수님 맞습니까?
◆ 진중권> 문송합니다.
◇ 박재홍> 베스트셀러를 많이 쓰셔야 될 것 같습니다. 해외에서 국내로 돌아오셨는데 손해배상 서약서를 강요당한 적도 있다고 하셨는데 무슨 얘기입니까?
◆ 변재원> 그냥 들었을 때 이해가 안 가는데요. 쉽게 생각하면 제가 목발을 짚고 있기 때문에 비행기에 손해가 생길 시 그 비행기의 모든 손해를 배상한다예요. 그러니까 지금 들으셔도 잘 이해가 안 갈 거예요. 이게 무슨 말인가 하면 겉 보기에 장애가 있으니 '만약에 당신 때문에 비행기가 회항할 수도 있고 비행기 탑승이 지연될 수도 있는데 그러면 우리 항공사가 독박을 써야 되냐? 그거 안 되지 않겠냐'. 그래서 '네가 그 손해배상 서약서에 다 사인을 하고 나면 태워주겠다'라는 이야기를 했던 거죠. 황당해서 좀 말이 안 나오는데. 아무튼 그래서 이제 그 당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하고 해당 항공사 회장님께 DM, 제가 이대남이거든요. DM을 보내고 이렇게는 안 된다라고 해서 결국은 비행사 임직원분들이 오셔서 사과를 하면서 그 장우산 긴 거 있잖아요. 그걸 주셨는데 제가 목발을 짚어서 제가 쓰지는 못하고 저희 어머니가 잘 쓰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러시군요.
◆ 진중권> 얼마 전에 외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던 것 같아요, 뉴스를 봤는데 장애인인데 내리게 하고. 황당한…
◆ 김성회> 이분이 지금 태생적으로 좌파의 DNA를 들고 태어났네요.
◆ 진중권> 공산전체주의 같은.
◆ 변재원> 저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았습니다.
◆ 김성회> 대통령실이 주목해서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요.
◆ 변재원> 안 됩니다.
◇ 박재홍> 또 이제 책에 쓰신 또 다른 가슴 아픈 일들은 바로 코로나 팬데믹 초기에 벌어졌던 청도대남병원 폐쇄병동 사건인데 100여 명의 확진자가 발생을 했고 7명이 사망을 했어요. 그때 굉장히 큰 충격을 받으셨다, 책 서두에 쓰셨던데.
◆ 변재원> 이 얘기를 제가 책의 초반에 풀었는데 사실 활동가가 되고 나서 가장 먼저 마주한 사건이었어요. 아주 빠르게 정리를 하자면 K방역의 원칙은 간단합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이제 시작되는 거예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격이 멀수록 방역의 효과가 있는 겁니다. 그런데 이 폐쇄병동이라든지 노인요양시설은 거꾸로입니다. 사람을 가두면 가둘수록 방역이 성공적으로 된 겁니다. 그러면 이만한 방에 50명이 갇혀 있다고 치죠. 나가지 않을수록 방역이 성공적이었던 거죠. 그런데 많은 의료진분들도 그걸 직접 언급하시기도 했었죠. 아픈 환자들끼리, 그것도 호흡기 질환. 서로를 향해서 끊임없이 기침하게 되면 어떻게 되냐 하면 이게 심각해지는 거예요,굉장히.
◇ 박재홍> 코호트 격리.
◆ 변재원> 코호트 격리죠. 그걸 어려운 말로 하면 코호트 격리라고 하는데. 그래서 104명 중에 102명이 확진이 되었고요. 그다음에 이제 최초 사망자 10명 중의 8명이 다 청도대남병원 사망자였던 거죠. 그래서 제가 그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 코호트 격리라는 그 어려운 단어가 마치 나치가 유대인을 학살할 때. 유대인 학살이라고 표현 안 했거든요, '최종 해결책'이라고 표현했지. 그러니까 행정 용어라는 것은 늘 그런 식인 겁니다. 그러니까 어떤 분투하는 사람들을 완전히 가려버리고 그 아픔을 지워버리는 것 아닌가. 그때 저는 이제 행정학과 학생이었으니까 너무 충격을 많이 받았죠.
◆ 김성회> 사실 국민의힘에서 가장 공격하고 있는 전장연에 대한 공격 중에 하나가 전장연이 탑승 시위를 하면서 교통 환경 개선하는 것처럼 하고 있지만 사실 탈시설을 노리고 있다.
◆ 변재원> 그렇죠. 그 얘기인데요. 제가 국민의힘을 국민의힘으로 반박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며칠 전이죠. 부산세계장애포럼에서 박형준 부산시장님이 UN에서 온 인사분들을 앉혀놓고 실제로 부산에서 한 겁니다. 이제 탈시설 조례에 대해서 이제 부산도. 탈시설이라는 말을 아주 간단히 얘기해 보죠. 장애인이 함께 살아야 된다라는 겁니다. 노인으로 친다면 요양원도 좋지만 여기서 같이 살 수 있도록 제가 서비스를 마련한다. 이건 거예요. 그러니까 탈시설도 발달장애인은 따로 사는 게 아니라 같이 산다, 이 얘기인데. 이제 박형준 시장님도 그 얘기했어요. 그 취지에 공감하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따라간다 이런 얘기죠. 그러면 만약에 이렇게 그 국민의힘 공격을 그대로 따라가면 어떤 논리가 나오냐 하면 박형준 시장 포섭설이 나오는 거예요. 그런데 그럴 리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 글로벌 스탠다드와 그리고 행정가들이 결정하는 것들이 장애인 단체가 당연히 같이 외칠 수 있죠. 그런데 이것이 마치 굉장히 악마적이고 나쁜 것으로 그리는 것이 우리 사회가 정말 해야 되는 것인가라는 고민이 좀 듭니다.
◇ 박재홍> 작가님 말씀 너무 잘하시는데 벌써 또 보내드려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제 '시끌벅적했던 모든 순간들, 시간이야말로 진짜 평화의 순간이 왔다'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지금 이제 정부여당은 집시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지 않습니까? 시끄럽다, 시민들에게 불편을 준다 하면서 전반적으로 그러한 문제들을 불법 집회시위 근절하겠다는 취지인데 또 동의한 분도 많거든요. 어떤 말씀 주시겠습니까?
◆ 변재원> 이렇게 얘기할까요. 사실 저는 이명박 전 대통령 많이 생각나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뭐라 그랬었냐 하면, 예전에. '떼법을 없앨수록 경제성장률이 올라간다', 그랬는데 그 지금 윤석열 대통령님의 우상이 이명박 대통령이 아닌가 저는 개인적으로 좀 그렇게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같은 레토릭으로 가고 있는 건데 그때도 좀 부딪혔던 지점이 뭐냐 하면 아무리 그렇게 주장을 해도 그것이 국제법에 어긋나고 위헌적이기 때문에 불가능하다는 얘기를 했어요. 그래서 사실 제가 잠깐 좀 간단히 말씀드리면 2003년에도 헌법재판소가, 지금 대통령실에서 주장하고자 하는 것은 '집회하는 거 그래, 좋아. 그런데 시간과 장소를 좀 규정을 해야겠어'라고 얘기했는데, 당시 헌법재판소가 이렇게 얘기합니다. '집회가 국가 권력에 의해서 세인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장소나 표명되는 의견에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는 장소로 추방된다면 그것은 기본권의 보호가 될 수 없다'. 사실상 집회의 자유가 이제 성립될 수 없다라는 얘기죠. 그런 취지에서 보면 우리 헌법 제21조는 언론 출판의 자유와 집회시위의 자유를 굉장히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건 민주주의의 원칙인 거예요. 김민철 교수의 표현에 따르면 민주주의는 민치주의고 이제 시민들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들은 우리가 주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그래서 규제를 만들어가는 것과 허락하지 않는 건 다른 것이다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박재홍> 나눌 말씀이 너무 많았는데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장애인도 세금 내는 시민입니다. 우리 모두 잠재적 장애인이다. 많은 애청자들께서 공감의 말씀 주셨습니다. 장애시민 불복종의 저자 변재원 작가 고맙습니다.
◆ 변재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