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20년 미국 대선에서 조지아주(州) 투표 결과를 뒤집기 위해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14일(현지시간) 추가 기소됐다.
AP와 AFP통신 등은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 대배심이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기소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는 조직적인 부패 범죄를 처벌하는 법률인 리코(RICO)법 위반과 위조, 공갈, 허위 진술 및 허위 문서 제출 등을 포함해 모두 13개 중범죄 혐의가 적용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당시 경합 지역이었던 조지아주 선거에서 간발의 차로 패배하자 2021년 1월 초 브래드 래펜스퍼거 조지아주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한 1만1780표를 찾아내라"고 압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미 하원 청문회 등을 통해 해당 통화 내용이 공개됐고, 조지아주 애틀랜타 풀턴 카운티 검사장 패니 윌리스는 2021년 2월부터 관련 수사를 진행했다.
내년 대선에서 공화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 퇴임 후 네 번째로 기소되는 불명예를 안게됐다.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한 혐의와 관련해서는 두 번째 기소다.
앞서 그는 2016년 대선 직전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성관계를 폭로하지 말라며 회삿돈으로 돈을 주고 회계를 조작한 혐의로 뉴욕에서 기소됐다. 미국 전·현직 대통령으로는 역대 처음으로 형사 기소된 셈이다.
이어 플로리다에선 국가기밀 문건을 퇴임 후 자택으로 불법 반출해 보관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번 달 초에는 워싱턴DC에서 사기 모의, 선거 방해 모의, 투표권 방해 및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소된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 외에 그의 측근 등 18명의 공동 피고인이 함께 기소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 선거 결과를 놓고 지역 의원들을 압박한 혐의를 받는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백악관 비서실장이던 마크 메도스,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이자 변호사인 존 이스트먼 등도 포함됐다.
98쪽에 달하는 공소장에는 피고인 19명에 대한 41개 혐의가 적시됐다.
소장에는 "트럼프와 다른 피고인들은 트럼프의 (대선) 패배를 받아들이기를 거부했으며, 고의적이고 계획적으로 트럼프에게 유리하게 선거 결과를 불법적으로 바꾸려는 음모에 가담했다"고 적혔다.
소장은 "그 음모에는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와 조지아주의 다른 곳, 다른 주에서 두 건 이상의 공갈 행위를 저지르기 위한 공동의 계획과 목적이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대배심 증인 가운데 한명인 제프 던컨 전 조지아 부지사는 이번 수사 결과가 미국 정치의 방향을 바꿀 "중심점(pivot point)이라고 언급했다.
던컨 전 주지사는 기자들에게 "공화당의 일원으로서 우리는 선거가 사기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트럼프는 당 역사상 최악의 후보였으며 우리는 거기서 방향을 틀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