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부상 복귀 후 3경기 만에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류현진은 14일(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탈삼진 3개를 곁들이며 2피안타 2볼넷 2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첫 이닝에 2점을 내줬는데 1루수 브랜든 벨트의 실책에서 비롯됐다. 2점 모두 비자책으로 기록되면서 류현진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2.57로 낮아졌다.
1회 이후 류현진은 예전 좋았던 모습 그대로였다. 2회부터 특별한 위기 없이 컵스의 뜨거운 타선을 압도했다. 류현진은 총 86개(스트라이크 53개)의 공을 던졌다.
류현진의 포심 패스트볼 평균 속도는 시속 142.3km에 불과했다. 그러나 제구가 뒷받침 되는 체인지업, 커브 등을 적절히 섞어 타자의 타격 타이밍을 흔드는 류현진의 장점이 빛을 발했다. 이날 컵스 타자가 만들어낸 발사 속도 100마일 이상의 빠른 타구는 2개에 불과했다.
류현진은 첫 타자 크리스토퍼 모렐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오른손 타자에게는 악몽과도 같은 바깥쪽 체인지업에 방망이가 헛돌았다.
이후 닉 호너가 볼넷으로, 이안 햅이 1루수 실책으로 출루해 득점권 상황이 됐다. 다음 타자로 LA 다저스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벨린저가 나섰다. 류현진은 왼손타자 몸쪽을 찌르는 포심 패스트볼로 좌익수 방면 약한 타구를 만들어내며 1차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류현진은 댄스비 스완슨에게 3루 선상을 흐르는 2루타를 맞고 2실점을 기록했다. 오른손 타자 몸쪽 낮은 코스로 잘 제구된 공을 타자가 잘 때렸다. 실책에서 비롯된 2점 모두 자책점으로 기록되지는 않았다. 류현진은 스즈키 세이야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고 불을 껐다.
2회초는 깔끔했다. 류현진은 1회에만 31개의 공을 던졌지만 2회는 11개로 끝냈다.
류현진은 선두타자 패트릭 위스덤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이번에도 위력적인 체인지업에 타자의 타이밍이 흔들렸다. 이어 닉 마드리갈을 내야 땅볼로, 미겔 아마야를 외야 플라이로 처리했다.
류현진이 살아나자 타선도 그를 도왔다. 토론토는 2회말 캐반 비지오의 안타, 대니 잰슨의 몸 맞는 공으로 만든 기회에서 돌튼 바쇼의 우월 3점홈런으로 3-2 역전에 성공했다.
토론토의 공세는 계속 됐다. 2사 후 위트 메리필드와 브랜든 벨트가 출루했고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와 조지 스프링어가 연속 1타점 적시타를 때려 스코어를 5-2로 벌렸다.
류현진은 호투를 통해 팀 분위기를 잘 끌고 갔다. 3회초에는 수비가 그를 도왔다. 모렐이 좌측 방면 날카로운 타구를 날렸지만 좌익수 메리필드가 잘 잡았다. 호너는 중전안타로 출루한 뒤 2루 도루에 실패했다. 햅은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류현진은 4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벨린저와 다시 만났다.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이후 세 타자를 연이어 아웃 처리했다. 2사에서 위스덤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낸 장면이 백미였다. 패스트볼, 커브, 체인지업으로 나란히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토론토는 4회말 게레로 주니어의 1타점 적시타, 바쇼의 2타점 중전안타로 6점 차 리드를 잡았다. 좋은 흐름에서 등판한 류현진은 5회초를 삼자범퇴로 막아내고 승리투수 요건을 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