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주차장은 性범죄 주무대

어둡고 인적드물어 여성 표적… 순찰 강화·CCTV 설치 필요

1
지난달 16일 새벽 3시께 청주시 흥덕구 한 다세대 주택 지하주차장. 귀가하던 A씨를 뒤따라온 육군 모 부대 소속 황모(24) 상병이 이씨를 갑자기 덮쳤다.

황 상병은 A씨에게 주먹을 휘둘러 제압한 뒤 성폭행했다. 그는 또 A씨가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도록 신분증이 들어있는 지갑을 빼앗고 ''''신고하면 다시 찾아오겠다''''며 협박까지 했다.

황 상병은 결국 경찰에 붙잡혀 헌병대에 인계됐는데 그는 경찰조사에서 ''''술김에 순간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도 박모(25)씨가 모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주차하고 차에서 내리는 여성을 덮쳐 강제로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지하주차장이 성범죄의 주무대가 되고 있다. 그동안 주차장에서는 단순폭력이나 절도사건 등이 주로 일어났지만, 최근에는 성범죄가 증가하는 추세다.

경찰이 지난 3년(2006~2008년)간의 성범죄 발생 장소를 분석한 결과, 길거리나 주차장 등 노상이 1만879건(17.9%)로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숙박업소·목욕탕 1만867건(17.9%), 단독주택 9887건(16.3%), 연립주택·아파트 6874건(11.3%), 유흥업소 3850건(6.3%) 등의 순이었다.

지하주차장은 어둡고 인적이 드문데다 도피하기도 쉽다는 공간적 특성이 있기 때문에 범인들에게 매력적인 장소로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지하주차장은 공간적인 특수성 때문에 성범죄가 일어나기 쉽다''''며 ''''주차장이나 단독주택 등에 성범죄 치안활동을 집중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 ''''나홀로 쇼핑''''을 즐기는 여성 고객이 범죄의 주요 표적이 되고 있다. 여성의 경제활동이 늘어나 경제력을 갖춘 여성을 노리는 납치·강도 범죄도 늘고 있기 때문. 실제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지하주차장이나 폐쇄회로(CC)TV가 없는 장소에서 여성을 상대로 한 납치범죄 건수가 2배 이상 늘었다.

이에 따라 지하주차장의 성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이 지역에 대한 순찰 등 치안활동을 강화하고 CCTV 설치를 확대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경찰 관계자는 ''''경제가 어렵다 보니 여성을 상대로 큰돈을 벌겠다는 범죄도 잇따르고 있어 지하주차장 등 범죄취약지역에 대한 순찰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여성 스스로도 위험에 노출되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 여성 주차안전수칙

1. 우선 여성들은 구석이나 외진 곳을 피하고 출입구나 엘리베이터 쪽에 주차시키는 것이 좋다.

2. 호루라기나 비상벨을 휴대한다.

3. 손가방에 넣고 다닐 수 있는 소형 가스총이나 전자충격기, 호신용 스프레이를 휴대해 위급 상황을 피한다.

4.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를 이용할 경우 여성 전용주차공간을 이용하는 것이 비교적 안전하다.

5. 차량용 영상 블랙박스를 설치해 사고 피해를 방지한다.

6. 차타기 전 주변에 수상한 자가 있는지 살핀다.

7. 안내원이나 CCTV가 있는 주차장을 이용한다.

8. 주차장에서는 늘 열쇠를 손에 쥐고 있어야 한다. 위급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 즉시 차에 탈 수 있다.

9. 도움을 청할 땐 ''''도와주세요''''보다는 특정인에게 구체적으로 외쳐야 더 효과가 크다.

10. 자동차 내 개인휴대번호 노출을 최소화한다.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동양일보에 있습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