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정신으로"…실내서 '웃음꽃' 피운 스카우트 대원들

10일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새에덴교회 내 교육관에서 잼버리 스카우트 대원들이 레크리에이션 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박창주 기자

10일 오후 3시쯤 경기 용인시에 있는 새에덴교회 교육관은 웃음소리로 가득찼다. 이틀 전 새만금을 떠나 입소한 잼버리 스카우트 대원들이다.

한국(210명)과 중국(46명) 대원들이 어우러져 대형 공굴리기와 단체 이어달리기가 한창이었다. 체육대회가 진행 중인 운동장을 방불케 했다.

가장자리에는 대원들의 배낭과 침구류 등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고, 대원들은 개인별 구획을 표시한 붉은 선이 표시된 바닥 위를 마음껏 누비며 함성을 질렀다.

자유롭고 유쾌하게 레크리에이션을 즐기면서도, 진행자의 안내에 따라 질서 정연한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한국 스카우트 대원인 김지원(18)군은 "야영이 종료돼 아쉬웠지만 쾌적한 실내에서 협동심으로 프로그램을 할 수 있어 위로가 되는 것 같다"며 "새만금에서는 화장실 가기가 힘들어 참고 그랬는데 애로사항이 개선돼 좋다"고 말했다.

스카우트 서울남부연맹의 김창경 훈육위원장도 "긴급한 상황에서 준비했는데도 교회와 용인시 등 기관들이 잘 챙겨주고 프로그램까지 마련해줬다"고 만족했다.

실내에서 단체 활동을 하고 있는 대원들. 박창주 기자

이날 교회와 지자체 등에 따르면 이곳에 머물고 있는 스카우트 대원들은 본래 숙박시설이 아닌 종교건물 내에서도 기존 매트와 침낭, 지원 물품 등을 활용해 '실내 야영'을 이어가고 있다.

입소 첫날인 전날 용인 에버랜드 내 물놀이장(캐리비안베이)에서 단체 활동을 하는가 하면, 각종 공예체험과 체육활동 등을 이어가는 중이다.

취침의 경우 남성 대원들은 단체 활동이 이뤄지는 교육관에서 개인 구획을, 여성들은 별도 소규모 교육관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애초 시설 특성상 숙박장비를 갖추지 않은 교회는 입소 결정이 내려진 뒤 예배시설, 교인 수련회 공간 등을 할애해 대원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침대 등을 갖춘 여느 외국인 대원들의 숙소와 달리 국내 대원들에 대한 역차별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교회에 머물고 있는 대원들은 제한된 환경 속에서도 대체로 만족하며 잼버리 대회의 마지막을 즐기는 분위기다.

실제로 이들이 입소한 이후 뒤늦게 양평지역에 새로운 숙소가 마련됐는데도, 대원들의 90% 이상은 잔류를 희망했다는 게 교회 측의 설명이다.

다만 전체적인 숙식 환경 개선 등을 위해 당초 입소 인원의 30%가량은 양평으로 이동한 상태다.

현장 점검에 나선 오병권(우측 세번째) 경기도 행정1부지사와 관계자들 모습. 박창주 기자

새에덴교회 관계자는 "어른들이 아닌 대원들 시각에서는 기존 열악했던 환경을 벗어나 이곳에서 큰 만족과 행복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프로그램도 잼버리 정신인 상생 교류에 입각한 내용으로 구성하면서 만족도가 더 올라간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이날 현장 점검에 나선 오병권 경기도 행정1부지사는 "대원들의 밝은 표정을 보니 조금은 마음이 놓인다"며 "모든 대원들이 만족스러운 마음으로 귀가할 수 있도록 협조해준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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