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카눈, 강원 영동 '400㎜' 물폭탄…피해 속출(종합)

온통 물바다가 된 강릉의 상가. 연합뉴스

제6호 태풍 '카눈'이 강원 영동지역에 40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를 쏟으면서 비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태풍이 북상하면서 영동 남부에 집중됐던 비바람은 영동 북부지역으로 확대됐고 10일까지 많은 비가 예상되면서 재난당국은 피해 최소화를 위해 주력하고 있다.

10일 강원기상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후 4시까지 내린 비의 양은 삼척 387㎜, 고성 359.5㎜, 강릉 333.4㎜, 양양 284㎜, 인제 280㎜, 동해 277.5㎜, 태백 190.9㎜, 홍천 147.5㎜, 정선 130㎜, 평창 127.5㎜ 등으로 기록됐다.

10일 오후 3시 15분쯤 강원 강릉시 경포호 일대에서 소방당국이 주민 대피 조치를 하고 있다. 강원소방본부 제공

시간당 80㎜가 넘는 장대비가 쏟아진 고성군 일대는 많은 비로 산사태 경보가 발령됐고 침수 위험이 커지면서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 군은 재난 문자를 발송해 거진읍 거진 1~10리 주민들을 거성 초·중·고교로 각각 대피할 것을 안내했다.

대진 3~5리는 현내청소년문화의집으로, 금수리는 고성생활체육관으로, 오호 1~2리는 죽왕초등학교, 삼포 2리는 마을회관으로 각각 대피할 것을 주문했다.

10일 오전 11시 30분쯤 강원 양양군 강현면 중복리의 한 세천변에서 보강토 옹벽이 붕괴되면서 하천이 범람해 군이 긴급 복구작업에 나섰다. 양양군청 제공

이날 낮 강릉시 강동면 정동천이 범람하면서 인근 거주민들에 대한 대피 안내가 이뤄졌고 주민 수 십명이 인근 호텔로 긴급 대피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양양군 강현면 중복리의 한 세천변에서는 보강토 옹벽이 붕괴되면서 하천이 범람해 군청이 긴급 복구작업에 나섰다. 양양군 양양읍 남대천 일부 산책로와 손양면 상운천 일대 하천에서도 범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20분쯤 동해시 심곡동의 한 마을에서는 '물이 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원들이 주택에 거주중인 시각장애인 2명을 구조해 인근 경로당에 대피 조치 했다.

이날 오후 1시 54분쯤 속초에서는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가 '집 앞이 범람해 못나오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대원들이 무사히 구조했다. 현재까지 도내에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낮 12시쯤 강원 동해시 심곡동의 한 마을에서 시각장애인 2명이 갇혔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당국이 구조했다. 강원소방본부 제공

삼척의 한 중학교와 강릉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운동장 침수 피해가 발생했고 동해의 한 고등학교 교무실도 일부가 물에 잠겼다.

도로 곳곳이 물에 잠기면서 지자체와 경찰 등 유관기관들은 강릉과 동해, 속초, 삼척 등 도로 33곳에 대한 전면 또는 부분 통제에 나섰다.

강릉에서는 사천 샛돌마을에서 전통한과마을 입구 1㎞구간이 양방향 통제된 상태다. 강릉 노암동과 월호평동을 잇는 4차선 도로도 물에 잠겨 통행이 금지됐다. 이날 오전 삼척시 근덕면 상호리 국도7호선 장호터널 울진방향 입구 일대 도로 침수와 산사태 우려로 2차로 중 1차로가 통제됐고 진입 차량에 대한 우회 조치가 이뤄졌다.

양양에서는 현남면 남애1리~남해항 해안도로 50m구간을 비롯해 도로 3곳이 전면 차단됐다.

10일 오후 3시 10분쯤 강원 속초시의 한 주택 앞 도로가 침수돼 소방당국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강원소방본부 제공

강원도는 이날 오전 9시를 기점으로 재난대책본부를 3단계로 격상하고 총력 대응에 나섰다.

정선 군도 3호선과 삼척 국도 7호선을 통제하고 도내 국립공원 61곳에 대한 출입을 금지 조치했으며 원주~제주와 양양~김포 구간 각 2편의 항공편도 모두 사전 통제 조치했다. 청량리와 동해를 잇는 태백선 무궁화호 열차를 포함해 4개 노선의 운행도 중단됐다.

교육당국도 학사일정을 조정하고 여름방학을 마치고 개학한 학교 12곳을 휴업 조치하고 중·고교 3곳에 대한 개학을 연기했다.

제6호 태풍 '카눈' 피해 예방을 위해 강원 정선 산책로 입구 출입이 통제됐다. 강원경찰청 제공

강원경찰청은 이날 오전 강릉, 동해, 속초 등 9개 경찰서의 '갑호비상'단계를 발령하고 가용 경찰력의 100%를 투입해 24시간 대응 체계를 유지 중이며 기동대 등 인력 256명을 현장에 지원 배치 했다.

영동지역으로는 내일까지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돼 태풍 피해가 더 심각해 질 것으로 우려된다. 10~11일 이틀간 예상강수량은 영서 100~200㎜, 영동 150~300㎜로 많은 곳은 500㎜가 넘는 비가 올 것으로 예보됐다.

강원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의 영향으로 영동지역에 많은 비가 집중되면서 피해가 예상된다"며 "상습 침수지역과 산사태 위험지역 등 위험한 곳을 피하고 비상상황 시 안전한 곳으로 빠르게 대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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