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과 수비만 뛰어난 게 아니다. 김하성(27·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한 경기 도루 3개를 기록하며 눈부신 주루 센스를 자랑했다.
김하성은 10일(한국시간)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 원정경기에 1번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했다.
김하성은 지난 경기에서 1안타로 한 차례 출루에 머물면서 연속 경기 멀티 출루 행진을 15경기로 마감했다. 김하성은 하루 만에 다시 멀티 출루 경기를 작성하며 리드오프로서 뛰어난 능력을 자랑했다.
무엇보다 베이스를 훔치는 감각이 탁월했다. 김하성은 이날 도루 3개를 추가해 시즌 27도루를 기록했다. 김하성이 한 경기에 도루 3개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멀티 도루'는 통산 세 번째. 모두 올 시즌에 기록됐다.
김하성은 1회초 볼넷으로 출루했다. 이후 시애틀 배터리와 수싸움에서 이겼다. 다음 타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타석 때 시애틀 선발 에머슨 핸콕이 84마일 체인지업, 비교적 느린 공을 던지는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2루를 훔쳤다.
이어 김하성은 후안 소토의 타석에서 3루 도루에 성공했다. 시속 92마일 싱커가 높은 코스로 들어올 때 3루로 뛰었다. 그러나 시애틀 포수 칼 롤리는 반응조차 하지 못했다. 3루 도루를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처럼 보였고 김하성의 스타트가 워낙 절묘해 상대 배터리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이후 김하성은 소토의 내야땅볼 때 홈을 밟고 득점을 올렸다. 전력 질주와 과감한 홈 슬라이딩으로 상대 수비에게 홈 승부의 여지조차 주지 않았다. 김하성의 선구안과 발이 만들어낸 득점이었다.
김하성은 3회초 1사에서 중전안타를 쳤다. 93마일 싱커를 정확하게 때렸다. 시애틀 배터리는 타티스 주니어의 타석 때 투수에게 유리한 볼카운트가 되자 한 차례 피치아웃을 하는 등 1루 주자를 견제했다.
그러나 김하성은 아랑곳하지 않고 2루 도루를 해냈다. 이번에도 체인지업을 던지는 타이밍에 맞춰 스타트를 끊었다.
김하성은 이번에도 스스로 득점권 기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타티스 주니어와 소토가 연이어 내야땅볼로 물러나면서 득점 기회가 무산됐다.
7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최지만은 1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한 뒤 6회초 타석 때 대타로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의 초반 활약에도 시애틀에 1-6으로 졌다. 2번타자 타티스 주니어와 3번타자 소토가 나란히 무안타로 침묵하면서 멀티 출루를 작성한 리드오프 김하성과 시너지를 내지 못했다.
선발 다르빗슈 유는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경기는 7회까지 1-1 균형을 이뤘다. 그러나 시애틀의 롤리가 8회말 균형을 깨는 투런홈런을 터뜨렸고 이후 시애틀은 3점을 추가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김하성은 시즌 타율 0.288을 유지했고 출루율은 0.384로 소폭 올랐다. 또 시즌 63득점째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