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캑캑' 거리는 기침 소리에도 소방대원의 '촉'은 남달랐다. 마지막 통화가 될 뻔한 신고자의 전화를 받은 119 상황요원의 끈질긴 추적에 한 생명을 살렸다.
제6호 태풍 카눈 북상을 앞두고 비상 근무 중인 경남소방본부 119 상황실에 전화가 온 건 10일 0시 7분이었다. 새벽 시간 수화기 너머로 들린 전화 목소리는 아무 말은 없고 탁한 기침 소리만 났다. 그리고 10초 만에 통화가 끊겼다.
그냥 무심코 지나칠 수도 있었지만, 119 상황요원인 김무경 소방사는 기침 소리에 간절함을 인지하고 일단 신고자의 GPS 위치로 구급대원을 출동시킨 다음 경찰에게 공동 대응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16차례나 신고자의 위치를 파악하고자 계속 전화를 시도했다. 신고자 휴대전화의 GPS 위치가 움직임이 없고 한 곳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위험한 상황임을 감지했다.
수색 범위가 넓다 보니 추가 소방차량도 출동시켰다. 신호가 잡힌 반경 1km를 샅샅이 확인한 끝에 신고 접수 17분 만에 A씨의 차량을 발견했다.
극단적 선택을 한 정황이 확인되면서 차량 창문을 부수고 문을 열어 A씨를 구조해 병원으로 이송했다. 당시 A씨는 심한 호흡곤란 증세를 호소할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었다.
소방대원의 신속·정확한 대처로 A씨는 병원에서 치료받으며 생명을 이어갈 수 있었다.
전수진 119종합상황실장은 "119상황실은 재난 대응을 시작하는 곳"이라며 "수화기 너머 단 하나의 작은 소리도 귀 기울여 어떤 상황 속에서도 단 한 명의 도민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