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칸영화제에서 먼저 세계 관객에게 선보인 '거미집'은 칸 상영 당시 상영 중 박수와 12분간 이어진 기립박수 등으로 일찌감치 기대를 모았다.
'거미집'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다시 찍으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 감독(송강호)이 검열, 바뀐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악조건 속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는 영화다.
1970년대와 현대를 막론하고 영화 현장에는 꼭 있는, 감독의 이름이 새겨진 디렉터스 체어에 앉은 김 감독의 뒷모습을담은 티저 포스터는 '결말만 다시 찍으면 걸작이 된다'라는 문구로 도대체 그 결말이 어떻길래 다시 찍으면 걸작이 되는것일지 스토리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낸다.
감독이라면 누구나 감내해야 할 책임감과 무게에 더해 걸작을 향한 집념까지 김 감독을 연기한 송강호의 뒷모습은 앞으로 벌어질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새로운 결말을 꿈속에서 흑백으로 보게 되는 김 감독의 모습으로 시작하는 이번 티저 예고편은 걸작을 향한 욕망으로 딱 이틀의 재촬영을 하고 싶은 그가 맞부딪히는 현실의 악조건들로 예측불허 재미를 예고한다.
바뀐 시나리오의 내용도 모른 채 추가 촬영이 하루가 아닌 이틀이라는 것을 현장에 도착하여 알고 당황하는 배우들의 모습, "문공부에서 알면 우리 다! 죽는 거예요"라는 말로 엿보는 검열 당국의 방해와 "걸작을 왜 만들어요? 그냥 하던 것 하세요"라는 제작자의 반대까지 좌충우돌할 수밖에 없는 70년대 영화 현장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김 감독 역 송강호와 급작스럽게 바쁜 일정 쪼개 현장에 불려 온 영화 속 영화 '거미집'의 주연 배우 임수정, 오정세, 정수정과 박정수 그리고 제작자와 그의 조카인 장영남과 전여빈 등 1970년대 영화 현장의 인물로 완벽하게 변신한 배우들의 호연과 앙상블은 '거미집'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또 하나의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