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떠난 잼버리, 문화체험 행사로 전환…거점은 서울광장?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원들을 태운 버스가 8일 전북 부안군 잼버리 야영장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폭염 속 부실 운영에 '태풍'이라는 재난까지 겹치면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는 사실상 조기 종료됐다.

잼버리 대회 참가자 156개국 3만7천명은 8일 전북 새만금 영지를 떠나 수도권과 충남, 충북, 세종, 전북 등 8개 지자체 128개 임시 숙소로 이동을 마쳤다.

이 과정에서 전세버스 1014대가 동원됐고, 경찰은 헬기까지 띄우는 '작전'이 펼쳐졌다. 방학 중인 대학 기숙사를 중심으로 공무원·기업 연수원, 교육시설, 심지어 대형교회 시설까지 대규모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이 총동원됐다.

잼버리 조직위 공동위원장이자 정부 비상대책반 간사를 맡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이번 대피는 태풍이라는 재난 상황으로부터 잼버리에 참가한 세계의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비상대처의 일환"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도 "새만금 잼버리는 더 이상 새만금에서 이뤄지지 않지만 대한민국 전역에서 잼버리가 펼쳐지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애써 의미를 부여했다.

박종민 기자

사실상 잼버리는 종료됐지만 정부는 그럼에도 한국을 찾은 전세계 청소년들이 좋은 기억을 갖고 떠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여러 지적을 뒤로 하고 일단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대피한 대원들 "아쉽기도 하고 기대도 되고" 


스카우트 대원들을 분산 수용한 각 지자체들은 숙소마다 지원단을 구성해 지내는데 불편이 없도록 살피는 한편, 남은 기간 동안 이들이 즐길 수 있는 지역 대표 문화체험과 탐방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이날 경기도의 한 숙소에 도착한 대원들은 아쉬움과 기대가 섞인 모습이었다.

볼리비아에서 왔다는 한 대원은 "볼리비아도 못지않게 더운 곳이지만 한국의 폭염은 정말 힘들었다"면서도 "전세계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고 프로그램도 재미있었는데 빨리 작별해서 슬프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환경이 나은 곳에 와서 좋기도 하다"고 말했다.

다른 한 대원도 "우리는 스카우트인데 한편으로는 편안한 곳에 와서 기대되는 것도 있어서 좀 이상한 느낌이 든다"고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청소년들답게 예정보다 빨리 야영지를 떠난 아쉬움 못지않게 바뀐 환경과 앞으로 제공될 프로그램에 대한 호기심도 많은 모습이었다.  

연합뉴스

지자체들이 여러 프로그램들을 준비했지만 잼버리의 대미를 장식하는 행사는 오는 11일 저녁 폐영식과 함께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K팝 슈퍼 라이브' 공연이다. 이날에는 각지에 흩어진 참가자들이 서울에 집결하게 된다.

마지막엔 서울로 집결…서울광장 교류 거점으로 


이에따라 서울시는 서울 시내에 숙박 중인 3천여명의 대원들은 물론, 잼버리 참가자들 전체가 교류하고 즐길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는 중이다.

서울시는 9일부터 서울광장에 커뮤니티 부스를 차려 잼버리 대원들이 서로 교류하고 각종 체험 프로그램 정보를 얻는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새만금에서 못다한 교류의 장을 서울광장에 만들어 아쉬움을 달래주겠다는 것.

서울광장에서는 서울 관광 프로그램 정보를 한자리에서 얻을 수 있고, 이들 관광지를 잇는 순환형 셔틀버스도 20분 간격으로 무료로 운영될 예정이다.

자연체험 프로그램으로는 블랙캣요트와 카약 등 한강 수상스포츠와 한강변 인공암벽 등반, 남산 둘레길과 인왕산, 북악산 트래킹 프로그램 등이 운영된다.

또 폭염을 피한 실내 프로그램으로 K팝 댄스 교실, 김치 만들기 체험, 전통공예 체험, K뷰티 시설탐방 등 한류 프로그램도 10일부터 신규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서울시내 주요 박물관과 미술관 등은 야간 연장 운영에 들어가고, 외국어 안내 시스템 등도 확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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