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새만큼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의 졸속 행정이 FA컵 4강전을 완전히 망쳤다.
전북 현대와 인천 유나이티드는 9일 오후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2023 하나원큐 FA컵 4강전을 치를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6일 오후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일정으로 열릴 K-팝 콘서트가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다고 발표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당초 콘서트는 6일 오후 8시 새만금 야외특설무대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폭염과 안전 사고 발생 우려로 연기됐다.
이미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서 각종 문제가 터져 나온 상황. 영국과 미국은 이미 잼버리에서 이탈했다. 잼버리로 한국의 이미지를 끌어 올리려고 했지만 오히려 반대가 됐다.
비난의 여론을 만회하기 위한 카드 중 하나가 K-팝 콘서트였다. 세계잼버리 공동조직위원장인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6일 오후 K-팝 콘서트가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FA컵 주관 기관인 대한축구협회와 경기를 앞둔 전북 현대, 인천 유나이티드와 의견 조율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된 통보식 공지였다. 당장 홈 경기를 치를 수 없는 전북은 대한축구협회에 경기 일정 변경을 요청했다. FA컵 4강은 일정이 연기로 가닥 잡혔다.
하지만 축구 팬들은 이미 분노한 상황이었다. 이때 전북 남원·임실·순창이 지역구인 국민의 힘 이용호 의원이 기름을 끼얹었다.
이 의원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잼버리대회 성공을 위해 온 국민이 나서서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는 상황에서 개최 지역 주민은 어쩌면 '안방'이라도 내줘야 할 입장이다"며 "일부 축구 팬들이 이런 거부 반응을 보였다는 소식에, 전북 정치인으로서 부끄럽고 실망스럽다"는 글을 올렸다.
축구 팬들의 분노는 더 거세졌고 결국 이 의원은 게시물을 삭제했다. 그 와중에 7일 또 일정이 바뀌었다. K-팝 콘서트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미 FA컵 4강전은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원정팀 인천은 FA컵 연기 일정을 듣고 지난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 K리그1 25라운드 경기를 마치고 홈으로 복귀했다.
숙박비, 교통비, 운동장 사용료 등 예약 취소 위약금은 모두 인천이 부담했다. 이번 일정에서 인천은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포함 약 40명이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축구협회는 8일 뒤늦게 전북과 인천의 FA컵 연기를 공지했다.
협회는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행사의 K-팝 콘서트 개최 이슈 건으로 당일 전주월드컵경기장을 사용할 수 없는 외부 변수가 발생함에 따라 대한축구협회는 대회 규정 등을 검토, 지난 7일 낮 12시경 경기 일정을 연기하기로 하고 양 구단에 공문으로 통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관련 이슈와 관련해 협회는 세계잼버리 공동조직위나 문화체육관광부에 공식적으로 항의도 못한 상황이다.
결국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축구계를 고려하지 않고 고민 없이 던진 결정 때문에 애꿎은 FA컵 4강전만 취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