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EN:]'컴백' 유노윤호 "팬 여러분 찾아갈 것…신인 때처럼"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유노윤호 미니 3집 '리얼리티 쇼'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유노윤호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그룹 동방신기(TVXQ)의 유노윤호가 2년 7개월 만에 국내 컴백했다. 군 복무 시절부터 구상했던 세계관을 펼친 새 미니앨범으로 돌아온 유노윤호는 이번 앨범을 두고 '윤호답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바랐다.

7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 돌비 시네마관에서 유노윤호의 세 번째 미니앨범 '리얼리티 쇼'(Reality Show) 기자간담회가 방송인 김경식의 사회로 열렸다.

"오늘 편안하고 솔직한 이야기로 인사드리겠다. 잘 부탁드린다"라고 인사한 유노윤호는 이번 앨범의 전체적인 콘셉트를 군 복무 시절부터 구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첫 번째 미니앨범 '팔로우'(Follow)를 미래 시점으로, 그다음 '땡큐'(Thank You)를 과거 시점으로, 지금은 현재 시점으로 해 전체적인 세계관 구축을 그때부터 했다"라며 "정말 피땀 눈물이 많이 들어간 앨범이라 그런지 저도 이 순간을 항상 손꼽아 기다려 왔다"라고 부연했다.

새 미니앨범 '리얼리티 쇼'에는 타이틀곡 '뷔자데'(Vuja De)를 비롯해 '워너비'(Wannabe) '타란티노'(Tarantino) '릴렉스'(Relax) '스포트라이트'(Spotlight) '커튼'(Curtain) 등 다채로운 분위기의 신곡 6곡이 수록됐다. 유노윤호는 "한 편의 쇼처럼 기승전결 구성으로 갖춰보면 어떨까 해서 1번 트랙부터 6번 트랙까지 순서대로 들어주시면 색깔이 재미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유노윤호가 사진 촬영 시간에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타이틀곡 '뷔자데'는 '데자뷔'(Déjà vu)의 반대말로, 화려한 재즈 빅밴드 사운드와 빠른 템포의 스윙 리듬을 기반으로 한 댄스곡이다. 가사에는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꿈과 영혼을 잃은 채 치열하게 매일을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공감의 메시지를 실었다.

유노윤호는 "타이틀곡인 만큼 제가 처음으로 한 10시간 정도 녹음을 했다. 원래 이 곡이 그룹곡이었다. 데모곡은 약 1.5배가 더 빨랐다. 근데 이렇게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이 없다 보니까, 조금 더 쇼맨처럼 포메이션(대형)과 볼거리를 위해서라면 쉬어가는 부분이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알라딘이 생각날 부분도 있어서 그런 부분까지 다 생각해서 최선을 다 해봤다"라고 밝혔다.

퍼포먼스와 관련해서는 "화려한 쇼 분위기를 담아보고 싶었다.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한 다채로운 안무 구성이 있다. 여기서도 재미난 트릭을 하나 얘기하면, 첫 곡 '워너비'의 마지막 포메이션과 타이틀곡 '뷔자데'의 포메이션이 같다. 환상과 현실을 좀 구분시켜 주고 싶었고 뮤지컬 부분도 살렸다"라고 전했다.

앨범 수록곡도 하나하나 설명했다. '워너비'는 "가장 처음 녹음 시작해 가장 마지막에 마무리된 노래"라며 "'누아르'(NOIR) 앨범 때부터 먼저 수집됐고 그때 소개하고 싶었는데 (이번에) 첫 번째 수록곡으로 점찍은 만큼 남다른 애정이 있다"라고 소개했다.

유노윤호는 미니 2집 '누아르' 이후 2년 7개월 만에 국내 컴백했다. 박종민 기자
'타란티노'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을 오마주한 노래다. 유노윤호는 "서부 영화에서 나오는 휘파람 소리, 기타 리프가 참 독특하다"라며 "가사에도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님 철학을 오마주하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디스코풍의 '릴렉스'를 두고, 유노윤호는 "곡명은 저하고 거리가 제일 멀다. 저는 열정적이고 힘내는 스타일인데, '윤호야, 릴렉스할 시간을 담아보면 어때?' 하는 데서 시작했다"라며 "편안함을 느끼고 싶을 때, 드라이브할 때나 마음 차분히 가라앉히고 싶을 때 들어달라"고 제안했다.

준비에만 3~4년 걸린 곡도 있다. '스포트라이트'다. 주변인도 타이틀곡으로 손색이 없다고 추천할 정도로 호평받았다고. 유노윤호는 "쇼맨이 가지고 나온 공허함과 자기반성, 자기 철학을 이 곡에 담백하고 솔직하게 풀어놓은 곡이다. '아, 윤호가 어떤 마음으로 불렀구나' 하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곡"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 트랙인 '커튼'은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재즈 발라드다. 유노윤호는 "재즈 가창은 저에게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앨범 마지막에 들어 있어서 많은 분들에게 여운을 남길 것"이라고 귀띔했다.

유노윤호 쇼트 필름 '넥서스' 영상에 세라 역으로 출연한 에스파 카리나(왼쪽). '넥서스' 티저 캡처
이날 기자간담회가 메가박스 코엑스 돌비시네마관에서 열린 이유가 있었다. 소리의 좀 더 미세한 부분까지 구현하는 관이었기 때문이다. 유노윤호가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14분 분량의 쇼트 필름 '넥서스'(NEXUS)는 현실과 가상 세계를 오가는 '노아'라는 주인공이 활약하는 '유노윤호표 메타버스 세계'다. 현실에선 은둔형 외톨이지만 메타버스에서는 누구든,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키워드 아래, 인공지능(AI)인 세라 역으로 에스파(asepa) 카리나가 출연한다.

유노윤호는 "이번 쇼트 필름도 정말 임팩트 있는 분이 나와주셨으면 좋겠다 했는데, 우연히 'AI보다 더 AI 같다'라는 카리나씨 기사를 봤다. 너무나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해서 제작진에게 카리나씨 어때요, 했다. 더 많은 분들이 계셨는데 흔쾌히 하게 됐다. 너무 많은 대사를 숙지해 오시고, 목소리 딕션도 안정감 있게 너무 잘해주셔서 기대가 된다"라며 "카리나씨에게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영화와 뮤직비디오 사이에 새로운 포맷을 한 번 만들어 보고 싶었다"라는 그는 "요즘은 (음악방송 활동이) 한 주나 두 주로 좀 짧아지지 않았나"라며 "시간이 지나도 메타포를 자꾸자꾸 찾아낼 수 있는 장치를 팬들에게 선물하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유노윤호 미니 3집 타이틀곡은 '뷔자데'다. 박종민 기자
듣고 싶은 말로는 "그냥 윤호답다? 그냥 윤호답게 했다, 느리지만 정말 발전하고 있고 본인만의 이야기를 확고하게 한다는 거?"라며 "물음표보단 느낌표를 드릴 수 있는 아이다. 뭐지? 하다가 아, 이랬지! 하는"이라고 답했다.

앨범 작업 관여도가 어느 정도 되는지 묻자, 유노윤호는 "사실 앨범 자체를 프로듀싱했다고 생각한다. 누가 봐도 제 앨범인데 그럴 바에는 막내 스태프 이름 하나 더 올라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많은 분들과 상의해서 만든 것"이라며 "AI 가이드도 해 봤고 편집도 아이디어도 같이 상의해서 만들어 갔다. 모든 부서에서 관여는 다 했다. 진짜 같이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2021년 2월 유노윤호는 무허가 유흥업소에 방문했다가 방역수칙 위반 사실이 드러났고,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코로나19 당시 방역수칙을 어긴 것이어서 비판 여론이 거셌고, 본인은 물론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까지 사과했다. 유노윤호가 그간 일본에서는 솔로 혹은 그룹으로 신곡과 앨범을 냈으나 가수라는 '본업'으로 국내 활동을 재개하기까지 약 2년 5개월이 걸린 이유다.

유노윤호가 기자간담회 중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박종민 기자
오랜 기간 구상한 자신만의 세계관을 펼쳐낸 '쇼트 필름' 등 여러 시도를 해낸 유노윤호는 활동 방식에서도 변화를 꾀할 예정이다. 그는 "보통은 첫 주에 방송을 하지 않나. 저는 팬 여러분을 먼저 찾아갈 거다. 방송하면 방송 점수 등 유리한 부분이 있겠지만,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예전 신인 때처럼 지방에 계신 팬 여러분께 인사드리려고 한다. (그 후로) 방송을 한 주씩 하려고 한다"라고 알렸다.

"여러분(동방신기 팬덤 '카시오페아')들이 저희를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의 20년도 여러분과 재밌게 소소하게 지내고 싶어요. (…) 더 좋은 에너지 드릴 테니까 좋게 좋게 많이 봐주시고 더욱더 열심히 할게요."

유노윤호 미니 3집 '리얼리티 쇼'는 오늘(7일) 저녁 6시 각종 음악 사이트에서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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