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고발사주 의혹'을 처음으로 보도한 기자가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고발장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옥곤 부장판사) 심리로 7일 열린 손준성 검사의 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A기자는 이같이 주장했다. A기자는 2021년 9월 고발사주 의혹을 최초 보도한 인물이다.
A기자는 조성은 전 미래통합당 선거대책위원이 2021년 5월 자신과 밥을 먹던 중 김웅 의원과의 텔래그램 메시지를 보여주며 '김웅 의원이 검찰에서 준 고발장이라며, 자신에게 고발하라고 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증언했다.
A기자는 "조성은 전 위원이 (고발장이) 검찰에서 넘어왔다는 표현을 쓴 것이 확실하다"라고 말했다.
손 검사 측 변호인이 "조 전 위원이 증인에게 '저한테 김 의원이 검찰에서 써서 준 것이고, 나한테 고발하라고 했다'라고 말했는가"라고 묻자 "그런 취지로 이야기했다"라고 답했다. 그는 당시 조 전 위원과 만났던 서울 여의도 내 카페 상호명을 언급하는 등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A기자는 이후 그해 7월, 조 전 위원과 다시 연락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텔래그램 메시지에 '손준성 보냄'이라 적혀있는 것을 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손준성이란 이름을 검색했고, 고발장을 전달한 이가 검사라는 것을 알았고, 이를 조 전 위원에게 알려줬다고 증언했다.
이후 A기자는 보도 직전인 그해 9월 김웅 의원과의 통화 내용에 대해서도 증언했다.
A기자는 "제가 '손 검사가 이걸(고발장) 왜 보냈느냐'라고 했더니 김 의원이 자신이 만들었다고 답했다"라며 "그래서 손 검사가 보낸 것으로 돼있다고 하니깐 갑자기 말을 바꾸면서 '준성이한테 물어봤을 순 있겠다. 잘 모르겠다'라고 답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 의원은 고발장에 대해 모른다는 취지로 답했지만, 이날 A기자는 김 의원이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A기자는 "제가 '고발장을 그러면 의원님이 만든 것인가'라고 물었더니, 본인이 먼저 '공직선거법 위반인데'라고 답했다"라며 "고발장 내용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없는데, 그렇게 말해서 저는 고발장 자체를 김 의원이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재판부가 '증인은 김 의원과 조 전 위원 사이의 대화 내용, 그리고 증인과 김 의원 사이 대화 내용을 종합할 때 손 검사가 김 의원에게 관련 고발장 초안 등을 직접 전달했다고 생각하는 것인가"라고 묻자 A기자는 "그렇다. 김 의원이 손 검사한테 직접 받지 않았다면 제가 물었을 때 '그런 적 없다'라고 답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답했다.
고발사주 의혹은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으로 일하던 손 검사가 2020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김 의원에게 민주당 인사들에 대한 고발장을 보내 선거에 영향을 끼치려 한 사건이다. 손 검사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고, 김 의원도 증인으로 나와 관련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