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은 4일 경상북도 구미시의 박정희 체육관에서 열린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KOVO컵) 준결승전에서 KGC인삼공사를 세트 스코어 3 대 1(19-25, 25-19, 25-18, 25-19)로 제압했다. 결승 무대에 올라 통산 4번째 우승을 향한 도전에 나선다.
우승을 차지한 2016년 이후 7년 만에 결승 진출에 성공했는데 그 중심에는 표승주가 있었다. 표승주는 이날 블로킹 2개를 포함해 양 팀 최다인 25점으로 공격을 이끌었고, 공격 성공률 43.40%를 기록했다.
KOVO컵 개막 전 치른 연습 경기에서는 다소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을 보인 IBK기업은행이다. 당시를 떠올린 표승주는 "연습 경기를 할 때는 되는 게 없어서 너무 괴로웠다"면서 "경기 때보다 지금 이러는 게 낫다고 생각하면서 대회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회 일정에 돌입한 뒤에는 거침 없는 상승세를 보이며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표승주는 "(박)민지와 (육)서영이 등 연습 경기에 안 뛰었던 선수들이 너무 잘해줘서 고맙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에서 표승주는 만점 활약을 펼치고 있다. 준결승까지 총 4경기에서 85점으로 활약, 70점을 기록한 강소휘(GS칼텍스)를 제치고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다. 오는 5일 GS칼텍스와 결승전에서 우승을 차지할 경우 표승주가 MVP(최우수 선수)를 수상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표승주에겐 MVP보단 팀의 우승이 더 중요했다. 그는 "우리가 이기는 데 집중을 하고 있고, MVP는 이기고 난 뒤 생각할 문제"라면서 "일단 선수들을 잘 추스리고, 내일 경기도 재미있게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표승주는 태극 마크를 달고 지난달 2일까지 2023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일정을 소화했다. 이후 쉴 틈 없이 곧바로 소속팀에 합류해 훈련에 임했다.
그만큼 체력 부담이 심할 터. 하지만 표승주는 "힘든 부분이 많지만 안 할 수는 없다. 힘든 순간을 잘 이겨내면 더 좋은 순간이 올 것"이라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어 "선수들이 다같이 똘똘 뭉치는 느낌이 든다"면서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끝까지 준비를 잘해야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표승주는 "IBK기업은행에 온 뒤 목적타를 많이 맞아서 걱정이 컸다"면서도 "이제는 그냥 매 경기 일어나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딪히고 이겨내면서 더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인 것 같다. 좋게 생각하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팀 내 고참급 선수인 만큼 마지막까지 후배들을 잘 이끌어야 한다는 중책을 맡고 있다. 표승주는 "후배들에게 좋은 얘기보단 안 좋은 얘기를 더 많이 하는 것 같다"면서 "후배들이 잔소리라 느낄 수 있지만 나는 지금처럼 계속 할 생각이다.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후배 육서영은 표승주의 잔소리를 오히려 반겼다. 그는 "잔소리라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오늘도 1세트에서 안 풀렸을 때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설명해주셔서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표승주는 팀의 에이스는 물론 멘토 역할까지 해내고 있다. 그의 선한 영향력이 마지막 결승전에서도 빛을 발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