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피하려고 빵빵하게 튼 에어컨…'냉방병' 유발할 수도

연합뉴스

최근 한낮기온 35도 안팎의 폭염과 함께 밤 중 기온이 25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전국을 뒤덮고 있다. 더위가 밤낮없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만큼,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실내에서 에어컨 바람을 쐬며 더위를 피하거나 냉방 기구를 켠 상태로 잠을 청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실내에서의 과도한 냉방 기구 사용은 냉방병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냉방병은 냉방 중인 실내에서 장시간 머물 때 나타나는 가벼운 감기, 몸살, 권태감 같은 일련의 임상 증상이다. 냉방병은 우리 몸이 여름 날씨에 적응된 상태에서 지나치게 차가운 환경에 오랜 시간 놓이게 될 때 기온 차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면서 발생한다. 특히 실내외 온도가 5~8도 이상 크게 차이 나는 환경에 오랜 시간 노출되는 경우, 혈관이 빠르게 수축하고 혈액 순환과 체온을 조절하는 자율신경계 기능이 저하되며 냉방병 증상이 나타난다.
 
냉방병은 기침, 콧물, 코막힘과 같이 감기와 비슷한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여름 감기'와 혼동되기도 한다. 흔히 두통이 동반되며, 냉방으로 추워진 환경 탓에 몸속에서 계속 열을 만들어내 쉽게 피로감을 느끼기도 한다. 또한 오심, 소화불량, 하복부 불쾌감, 배탈, 설사 등 위장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폭염이 지속되면서 교실 또는 직장 등에서 과도한 냉방으로 인해 냉방병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이진복 성남분당 나우리의원 원장은 최근 냉방병 증세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전체 환자의 20~30%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냉방병 자체만으로는 위험하지 않지만, 증상이 지속될 경우 면역 저하로 이어져 "2차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어컨 바람을 많이 쐐 기도가 말라 있고, 계속된 냉방병 증세로 인해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최근 재확산 중인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맞닥뜨린다면 충분히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고혈압, 당뇨병, 심폐 기능 이상 등 만성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면역 기능이 떨어져 있어 냉방병에 취약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냉방병 예방을 위해선 장시간 냉방이 유지되는 실내에서 입을 수 있는 긴 팔 옷이나 가디건 등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또한 2~4시간마다 정기적으로 창문을 열어 환기해 실내 공기를 정화하고. 주기적인 필터 청소를 통해 에어컨을 청결하게 유지해준다.
 
이 원장은 "평소 냉방병을 심하게 앓는 환자들은 에어컨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며 외부에 꾸준히 나가 너무 덥지 않은 곳에서 산책하고 들어올 것을 권고했다. 특히 "덥더라도 미지근하거나 따뜻한 물, 차 등을 자주 마셔 몸을 따뜻하게 해야 한다"며 수분 섭취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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