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고 출신인 장재영은 202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으로 키움에 입단했다. 당시 구단 신인 역대 최고액이자 KBO 리그 2위인 9억 원의 계약금을 받아 관심을 모았다.
그런데 장재영의 활약은 기대 이하였다. 데뷔 첫 시즌 19경기에 출전해 1패 평균자책점 9.17의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이듬해에는 14경기에 등판해 승패, 홀드, 세이브 없이 평균자책점 7.71을 기록했다.
2022시즌을 마친 뒤 장재영은 호주 리그(ABL) 질롱 코리아로 넘어가 절치부심의 자세로 차기 시즌을 준비했다. 비시즌 동안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그는 키움의 5선발로 낙점됐다.
지난 2시즌간 장재영이 선발로 나선 건 단 2경기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키움 홍원기 감독은 장재영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과감히 선발진에 포함시켰다.
장재영은 시즌 초반 선발진에 자리 잡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시즌 첫 선발 등판이었던 4월 6일 LG전부터 2경기 연속 패전을 떠안았고, 이후 두 달간 2군에서 조정을 거쳤다. 6월 4일 SSG전을 통해 선발 마운드에 돌아왔지만 투구 수는 60개 안팎으로 제한됐다.
장재영은 점차 선발 투수로서 자리를 잡아가는 듯했다. 하지만 5일간 휴식을 취한 뒤 7월 11일 kt전에서 불펜 투수로 자리를 옮겼다. 1 대 4로 뒤진 8회초 마운드에 올라 한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장재영의 올 시즌 첫 구원 등판이었다.
당시 홍 감독은 "최근 불펜이 약해진 만큼 장재영의 활용 폭이 넓어질 수 있다"면서 "지금 선발 투수들이 제 역할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후반기에도 변수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안우진도 중간, 마무리 과정을 거쳤다. 장재영에게도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장재영은 7월 13일 kt전(3이닝 3실점)에서 한 차례 더 구원 등판하고 전반기를 마쳤다.
후반기 돌입 후 장재영은 7월 25일 한화전에 다시 선발 투수로 나섰다. 당시 5이닝 3실점으로 무난한 활약을 펼쳤다.
그런데 7월 30일 삼성전에서는 ⅔이닝 만에 무려 6점을 내주고 조기 강판됐다. 안타는 1개밖에 내주지 않았지만 사사구를 무려 6개나 허용했고, 2사 만루 위기에서 김지찬의 머리를 맞춰 헤드샷 퇴장을 당하는 등 극심한 제구 난조를 보였다.
이에 장재영은 다시 불펜으로 이동했고, 2차례 구원 등판해 안정감을 되찾았다. 1일(1이닝 무실점)과 2일(⅔이닝 무실점) LG전에서 모두 호투를 펼쳤다.
홍 감독은 "지난달 30일 삼성전 조기 강판 이후 재조정 개념으로 장재영을 구원 투수로 기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볼넷이 몇 개 있었지만 크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경험을 쌓고 있는 장재영이다. 홍 감독은 "선발 투수로 시즌을 준비했고, 재조정을 통해 1군에 올라왔다"면서 "3~4이닝씩 던지면서 점차 투구 수를 늘려간 건 장재영이 선발 투수로 정착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소중한 과정이 헛되지 않길 바라고, 계속 좋아질 거라 본다"고 덧붙였다.
장재영은 오는 5일 NC전에 선발 투수로 복귀할 예정이다. 홍 감독은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등판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