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민간연구소인 퀀텀에너지연구소와 한양대 연구진이 상온·상압 초전도체 물질 'LK-99'를 개발했다고 밝힌 가운데, 중국 대학의 검증에서 연구 성과가 인정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한국이 지구 온난화를 해결할 것이라는 밈(meme)까지 등장했다.
2일 화중과학기술대학교는 중국 동영상 플랫폼 빌리빌리에 LK-99 합성에 성공했다며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는 창하이신 화중과기대 재료공학부 교수의 연구팀이 LK-99 결정 합성에 성공해 '마이스너 효과' 검증을 성공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마이스너 효과는 초전도체가 물질 내부에 들어오려는 자기장을 밀어내는 현상이다.
이들이 공개한 영상에는 LK-99 결정 합성물이 쓰러지거나 일어서는 것을 반복하고 있는데, 이는 N극 또는 S극 등 극성에 무관하게 반자성 현상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다만 중국 연구팀은 현재 반자성 현상에 대해서만 재현하는 데 성공했으며 전기저항이 0인지에 대해서는 추가 실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LK-99를 개발했다고 밝힌 국내 연구진의 논문도 동료 평가를 거치지 않은 상태의 논문을 빠르게 올려 선점하는 아카이브에 공개한 것으로 과학계 난제였던 상온 상압 초전도체 개발이 사실인지에 대해선 아직 학계의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미국 학계에서도 긍정적 평가가 나왔다. 미국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LBNL) 연구진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LK-99가 상온에서 초전도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이론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는 가장 역사가 긴 미국 국립 연구소로 물리학상 7명, 화학상 4명 등 노벨과학상 수상자 11명을 배출하고,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기관이다.
이처럼 전기 저항 없이 전류를 흘려보내는 상온·상압 초전도체는 에너지 손실 없이 전달할 수 있는 극한의 효율을 가진 물질이기에 '꿈의 물질'이라고 불린다.
MRI, 핵융합, 양자컴퓨터, 자기부상열차 등 다양한 미래 기술에 접목되는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지금까지는 영하 200도의 극저온이나 260만 기압 이상의 초고압 환경에서만 구현됐다.
이에 누리꾼들은 국내 연구진의 논문이 사실일 경우 노벨상은 물론이고 초전도체 개발자의 이름을 딴 상이 신설될 것이라는 격한 반응을 보였다.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최고의 과학적 성과라고 불렸던 챗GPT가 LK-99 등장으로 당황하는 모습을 표현한 밈과 한국이 LK-99로 지구 온난화를 해결할 것이란 밈이 공유되는 등 화제가 되고 있다.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한강이 아닌 하늘에 떠 있는 세빛섬 미래 상상도(세빛진짜둥둥섬)가 나오는 등 각종 밈이 공유되고 있다.
한 누리꾼은 LK-99를 개발한 퀀텀에너지연구소 이석배 대표가 대통령이 되고 국호도 바뀔 것이라는 만화를 게재하기도 했다.
한편 국내 초전도 연구자들의 민간 학술 조직인 한국초전도저온학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LK-99) 검증이 학술적인 검토를 거치지 않은 채 공개되고 있으며 그에 따라 경제, 사회적 영향을 끼치고 있는 건 우려스럽다"며 퀀텀에너지연구소 측에서 LK-99 샘플을 제공한다면 학회 소속 연구기관에서 교차측정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