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연고점을 갱신했던 코스피지수가 2일 1.9% 하락해 2610대로 후퇴했다. 5개월 만에 하루 기준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하향 조정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커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50.60포인트(1.90%) 내린 2616.47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15.54포인트(0.58%) 내린 2651.53에 개장한 뒤 낙폭을 키웠다. 장중 최저 2611.77까지 밀리며 2610선이 위협받기도 했다.
전날 연고점을 갱신했던 코스피는 올해 3월 14일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여파로 61.63(2.56%) 하락한 이후 하루 기준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840억원, 6855억원을 팔아치웠다. 개인은 7682억원을 사들였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선물시장에서도 2조3450억원 넘게 순매도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4.7원 오른 1,298.5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개장 전에 전해진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소식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으나, 비교적 큰 폭으로 원·달러 환율은 상승하고 코스피는 하락했다.
홍콩 항셍지수(-2.25%)와 일본 닛케이225지수(-2.30%) 등 아시아 주요 증시 지수도 2%대 하락률을 보였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도한 주가 변동성에 따른 투자자들의 피로감 누적이 이차전지주 포지션 청산 욕구를 자극하고, 단기 과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등 심리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하락을 유발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피치의 미국 국가신용등급 하향 조정 여파에 아시아 증시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며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거세졌다"며 "특히 최근 급등했던 2차전지, 반도체 등 고평가 업종에 대한 차익 실현 욕구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또한 "미국, 유럽증시 대비 아시아 증시가 상대적으로 (지수 상승률이) 상회한 상황이었다"며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슈는 단기 차익실현의 빌미를 제공한 것"이라고 봤다.
코스닥지수는 전날 대비 29.91포인트(3.18%) 하락한 909.76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268억원, 2004억원을 순매도한 가운데, 개인은 5552억원을 순매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