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로 인한 공백기를 마치고 5년 만에 완전체 앨범으로 돌아온 인피니트(김성규·장동우·남우현·이성열·엘·이성종)는 오직 인피니트 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인피니트 컴퍼니'를 세웠고, 처음부터 끝까지 멤버들의 의견을 담아 새 앨범 '비긴'(13egin)을 만들었다. 인피니트는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 리버사이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비긴' 제작 과정과 다시 '인피니트'로 팬과 대중을 만난 소감을 자세히 전했다.
MC 하루가 진행한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인피니트라는 팀을 향한 멤버들의 큰 애정이었다. 이번 활동을 위해 얼마나 많은 준비를 했는지를 여러 번 강조했고, 다 같이 모여 녹음하고 안무 연습을 하고 공연 연습을 하는 것 자체에서 행복을 느낀다는 고백이 이어졌다.
이름을 계속 쓸 수 있게 된 데는 멤버들의 지속적인 요청과 울림엔터테인먼트 이중엽 대표의 결단이 있었다. 김성규는 인피니트 컴퍼니 설립 전 장동우와 이 대표를 찾아가 향후 인피니트라는 팀의 계획과 활동 방향을 충분히 설명했다. 그는 "저희를 만들어 주신 전 소속사 대표인 이중엽 대표님과 충분히 얘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후에도 제가 개인적으로 두 번 정도 만나 뵙고 계속 얘기했다. 마지막에는 저희 멤버 전체 다 갔다"라고 웃었다.
남우현은 "(생일이 다가오는) 성열씨 생일에 뭘 주실지 기대가 된다"라고 해 좌중에 웃음이 터졌다. 김성규 역시 "제 생일만 챙기진 않을 거다. 아직 남은 것들 몇 개 있으니까… 이건 농담이다. 너무너무 감사드린다. 저뿐만 아니라 멤버들이 다 같이 노력 많이 했고, 이중엽 대표님도 정말 응원한다고 '너희들끼리 한번 잘 정말 멋있는 모습 보여줬으면 좋겠다'라고 하셨다"라고 말했다. 장동우는 "대표님이 성규 형한테 '네가 제작자의 마음을 한 번 느껴 봐'라고 하시더라"라고 덧붙였다.
'비긴' 전에 인피니트로서 낸 가장 최근 앨범은 2018년 나온 세 번째 정규앨범 '탑시드'(TOP SEED)였다. 리더 김성규는 "저희가 13년이나 활동을 했지만 최초로 저희가 모든 걸 다 결정해서 만든 앨범이어서 그 점이 사실 좀 쉽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데모곡부터 어떤 콘셉트로 어떤 안무를 할 것이며 이런 걸 다 저희끼리 얘기를 정말 많이 했다. 다들 바빴는데 데모곡을 한 100곡 가까이 듣고 다 같이 투표해서 정했다"라며 "정말 고심해서 만든 앨범이라 재밌기도 하고 뿌듯하다"라고 밝혔다.
인피니트는 딱딱 맞는 군무, 즉 '칼군무'로 널리 알려진 그룹이다. 많은 이들이 사랑해 준 인피니트라는 팀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예상치 못한 '새로움'을 더하기 위해 애썼다. 김성규는 "그동안의 우리 색깔을 잘 간직하면서, 또 어떻게 약간 트렌디함을 보여줘야 하나 고민 많이 했던 앨범 같다. 수록곡도 타이틀도 그동안 색깔을 유지하되 새로운 스타일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이번에 타이틀곡이 된 '뉴 이모션스'(New Emotions)는 '인피니트스러운 음악'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독특한 진행과 프로덕션이 돋보이는 이 곡은 6인 6색 풍부한 보컬과 코드 프로그레션이 묵직하게 어우러졌다.
남우현은 "이 노래를 들으면 '인피니트 굉장히 새로운데?' 하고 느끼실 것 같다. 저 또한 그렇다"라고 말했다. 김성규는 "10곡 정도 추려서 이 중에 좋은 걸 골라보자 해서 저도 같이 들었다. 10곡 중 이 노래만 따라 부르고 있더라. 머릿속에 남아서 굉장히 중독성 있는 노래라고 생각했고, 우리가 되게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타이틀곡으로 고르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성종은 "저희랑 했던 거랑 다른 색깔"이라면서도 "이 곡은 된다고 생각했다"라며 '뉴 이모션스'를 처음 들었을 때 소감을 전했다. 이성열은 "타이틀로 한다고 했을 때 저는 반대했다. 가사에 '붕 떴지'라는 부분이 있는데, 붕 떠서 날아갈 수도 있단 생각에 (팀이) 가사 따라갈까 봐 반대했는데 성규 형이 붕 떴다는 걸 빵 떴다는 의미로 생각해 보라고 하더라. 이 노래로 (저희가) 새롭게 도약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다시 찬성했다"라고 설명했다.
포인트 안무를 짧게 추는 것을 넘어 계속해서 춤을 이어가자 남우현은 취재진을 향해 "죄송하다. 시작 버튼만 있고 정지 버튼이 없다"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장동우는 다시 마이크를 들고 "고급 향수의 은은한 향, 와인이라고 치면 숙성된 농후한 맛이 나는, 그게 인피니트 퍼포먼스의 맛"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번 앨범에는 '인피니트스러움'이 잘 담긴 곡도 많다. 남우현은 "'시차'가 인피니트와 가장 닮아있지 않나"라고 말했고, 김성규도 "'시차'가 곡 전개도 그렇고 가사도 한글(한국어)로 돼 있다. 우현이랑 둘이 만나서 '시차가 정말 우리스럽긴 한데'라고 하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김성규는 "항상 앨범의 대표가 되는 곡은 익숙한 것도 중요하지만 새로움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시차'를 타이틀로 정하진 않았다"라고 밝혔다.
'파인드 미'(Find Me)도 멤버들이 꼽은 '인피니트스러운' 곡이다. 김성규는 "인피니트 정체성을 말할 때 록적인 요소를 빼놓을 수 없는 것 같다. 저희가 '마주보며 서 있어'라는 곡도 그렇고 록 발라드가 많았는데, 인피니트표 서정적인 발라드 느낌이어서 '파인드 미'도 인피니트스럽다"라고 소개했다. 장동우는 "'파인드 미'라는 곡은 저희가 콘서트에서 부를 모습이 상상이 된다"라고 말했다.
장동우는 "인피니트와 인스피릿(공식 팬덤명)에게 너무 감사함을 느끼는 와중에 체조(에서 단독 콘서트를 하는 것)는 저는 사실 예상하지 못했다"라고 털어놨다. 이성열도 "행여나 팬 여러분이 저희를 잊으시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이 조금 작게 하면 안 되나 했는데 명수(엘)씨께서 무조건 체조에서 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설득)했다"라고 전했다.
엘은 "우선 인피니트랑 인스피릿이 봐야 한다면 가장 1순위가 체조라고 생각했다. 저희 '무한대집회'라는 팬 미팅도 했고, 첫 월드 투어도 시작했고 관계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추억이 많은 공간이고. 솔직히 이렇게 많이 와 주실지 몰랐다. 그래도 많이 기억해 주신 것에 대해 너무나도 감사하게 생각해서 공연도 굉장히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엊그제도 열심히 했고 합주도 하면서 인피니트 공연스럽게 준비하고 있다. 기대 많이 해 달라"고 당부했다.
남우현은 "서울 콘서트 후 아시아로 가서 많은 팬 여러분을 만날 예정"이라고, 엘은 "자체 리얼리티(인피니트 컴퍼니)도 준비했고 예능도 많이 나간다"라고 예고했다. 장동우는 "사랑과 관심을 주시는데 저희가 멈출 순 없지 않나. 인피니트 컴퍼니 김성규 대표를 필두로 구성원(멤버들)이 매번 노크할 예정"이라며 "저희가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나라에서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 사랑을 정말 많이 주고 계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저희는 열려 있으니 앞으로도 많은 연락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인피니트의 새 앨범 '비긴'은 7월의 마지막 날인 31일 저녁 6시 각종 음악 사이트에서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