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株 재차 상승 탄력…"변동성 크다" 신중론 잇따라

이차전지 관련 주가 지난주 급락 이후 상승세
'지금이라도 올라탈까' 투자심리 '흔들'
증권가에선 "변동성 크다" 신중론 팽팽
이차전지 주도 7월 하루 평균 거래대금 27조원…전달대비 41%↑

코스피가 전날보다 20.55p(0.79%) 오른 2628.87로 시작한 3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주식시장에서 이차전지 관련주로 주목 받아온 종목들이 반짝 급락 후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높은 변동성에 따른 위험 부담도 만만찮은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코스닥시장 대표 이차전지 관련주이자 시가총액 1·2위인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는 지난달 31일 전 거래일보다 각각 2.82%, 9.33% 상승해 마감했다. 이 영향으로 코스닥 지수는 2.43% 오른 935.97로 장을 마쳤다. 특히 상승폭이 컸던 에코프로 주가는 120만 7천원에 거래를 마치며 3거래일 만에 120만 원선을 탈환했다. 두 종목 주가 모두 지난주인 26일과 27일 이틀 연속 하락한 뒤 2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유가증권시장에서도 이차전지 훈풍을 탄 포스코그룹주 등이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포스코홀딩스(3.72%), 포스코퓨처엠(3.33%), 포스코인터내셔널(12.63%) 주가는 이날 일제히 올랐다. 해당 종목들도 지난주 26~27일 한 두 차례 급락 후 다시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이들 이차전지 관련주들의 최근 변동성을 두고는 "코인(가상화폐) 상황을 보는 것 같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예컨대 거침없이 상승세를 이어왔던 에코프로의 경우 지난달 26일 153만 9천원까지 고점을 높인 뒤 28일 93만 5천원까지 떨어졌다. 하락폭만 40%에 가깝다. 그 뒤로 이날 종가까지 상승폭은 29%가 넘는다. 그야말로 롤러코스터 흐름이다. 포스코홀딩스도 26일 최고점인 76만 4천원에서 27일 56만 원까지 26% 급락한 뒤 이날 해당 저점에서 14.6% 상승해 거래를 마쳤다.
 
증권가에서는 종목별로 차이는 있지만 공매도 손실을 만회하기 위한 대량 매수세(쇼트커버), '포모 심리'(종목 상승세 속 나 혼자 소외될 수 있다는 심리)에 따른 추격 매수세, 이익 실현 매도세 등이 복합적으로 뒤엉키면서 이차전지 관련주에 너무 많은 돈이 쏠려 나타난 부작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3월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배터리 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3'에서 참관객들이 LG에너지솔루션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른바 '이차전지 주도장세'가 이어진 7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친 일 평균 거래대금은 이날 기준 26조 9980억 원으로, 전달(19조 1235억 원) 대비 약 41% 넘게 늘었다. 같은 달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의 일 평균 거래대금 합산액은 2조 8583억 원으로, 코스닥시장 일 평균 거래대금의 약 22.3%에 달했다. 포스코홀딩스, 포스코퓨처엠,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일 평균 거래대금 합산액도 3조 1510억 원으로, 유가증권시장 일 평균 거래대금의 22.2%를 차지했다. 빚투 지표로 여겨지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이차전지 관련주 주가가 정점에 달했던 지난주 20조 원을 넘어섰다. 20조 원 돌파는 4월 이후 처음이다.
 
이날도 일부 이차전지 관련 종목을 중심으로 개인 매수세가 강하게 나타난 가운데 금융투자업계에선 신중론도 잇따라 제기됐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수급 쏠림 현상의 정점은 지났다면서도 "아직까진 급등, 급락이 언제 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주가가 오르면 쇼트커버링으로 더 많이 상승하고, 주가가 하락하면 신용거래에 따른 반대매매로 더 많이 밀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경고 신호가 나왔듯 이차전지 테마로만 너무 돈이 쏠렸다는 것은 경계할 부분"이라며 "개인들의 20일 평균 거래대금을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순위별로 분류하면 상위 10개 중 9개가 이차전지 종목으로 포진된 상태다. 시장 흐름이 이차전지 테마에 투자한 사람들의 바람대로 간다면 높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만약 그 반대로 간다면 상당한 손실을 발생시킬 수 있는 불안 요소"라고 분석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높은 변동성 장세가 지속된다면 시장 참여자들, 특히 올해 이차전지 급등의 주역인 개인 입장에선 며칠 전까지 느꼈던 포모의 감정들이 피로감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다"며 "피로감에 증시를 이탈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늘어날수록 수급의 주도권은 다시 외국인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최근과는 다른 장세가 전개될 가능성도 크다"고 내다봤다. 또 "대장주인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은 오는 3일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는데, 해당 이벤트가 (주가) 방향성을 결정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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