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교사들이 서이고 교사의 죽음을 추모하고 교권 보호를 촉구하는 집회를 도심에서 열었다.
전국교사모임은 29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인근에서 '서이초 교사 추모 및 교권 회복 촉구' 집회를 열었다.
이번 집회는 지난 22일에 이어 두 번째로, 주최 측은 사전에 이날 1만명 규모의 집회로 신고했지만 실제 참석자는 3만명 정도로 추산했다.
주최 측은 모두 발언에서 "교육의 3박자는 교사와 학생, 학부모다. 교사는 수업을 연구하고 공동체 생활에서 응당 배워야 할 생활지도를 한다"며 "학생에게는 그것을 받아들이는 올바른 태와요 집중이 필요하며, 가정은 학생이 개인의 삶 속에서 배움이 연장될 수 있도록 학교 교육과 흐름을 같이 해 전임적으로 지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지만 지금의 교육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면서 "우리는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을 요구한다. 현재 아동학대처벌법으로는 교사들에게 소명할 기회를 제공하지도 않고 진상조사도 없이, 단순 신고만으로도 불합리한 직위해제를 당하고 수사기관에 고발당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육 당국은 교권 침해의 원인을 제대로 진단하고 처방하라"고 촉구하면서 최근 교육 당국이 발표한 대안들에 대해 "현장에 대한 이해 없이 모호하고 실효성 없는 대책들은 또 가슴 아픈 사례가 반복될 수밖에 없는 방안들"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선생님의 소식에 많은 눈물을 흘렸다. 그 슬픔 뒤로 전국 선생님들의 크고 작은 사연이 올라왔다"며 "한 선생님만의 일이 아니라 만연한 문제라는 점을 통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래 일하려면 혼내지 마세요, 못 본 척하세요 등 동료 선생에게 이런 못난 조언을 건네는 상황이 슬프다"며 "2023년은 교육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해가 돼야 한다. 이 집회가 그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전남 특수학교에서 9년째 일하고 있는 한 교사는 자유발언에서 "맞는 것이 특별하지 않 사람들이 있다. 물리고, 꼬집히고, 할퀴고, 찔리는 일이 전혀 특별하지 않은 일상"이라며 "서이초 선생님의 비통한 일이 있기 하루 전날, 학교 후배 선생님이 한 학생에게 머리채를 잡히고 바닥에 내동댕이쳐지는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장애 학생이 수업을 듣기 싫다는 이유로 선생님을 마구잡이로 때렸지만 선생님은 학생을 진정시키기만 했다. 학생에게 함부로 손을 댈 수 없어 다가서서 적극적으로 돕지 못했다"며 "설리번 선생님이 요즘 시대 대한민국에 있었다면, 아동학대로 검찰에 넘어가 헬렌 켈러라는 위인은 이 세상에 없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 참석자들은 모두 서이초 교사의 죽음을 추모하 위해 검은색 옷을 입었다. 무더위 속 양산이나 플래카드로 뜨거운 햇볕을 피하면서도 자리를 지키며 '안전한 교육환경 조성하라', '교사의 교육권 보장하라'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구호를 외쳤다.
주최 측은 추모를 뜻하는 검은색 리본 배지를 나눠줬고, 더위로 인한 불상사를 막기 위해 물을 제공하기도 했다.